제19대 대통령선거 후보 TV 토론회에서 청각 장애인을 위한 수화통역이 제대로 안 된다는 지적(본지 지난 25일 자 9면 보도)이 나오자 법조인과 시민단체가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장애인 인권단체인 '장애인 정보문화누리'는 지난 26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 토론방송 때 2명 이상의 수화 통역사를 배치하라고 요구했다. 수화 통역사 1명이 후보 5명의 말을 전하다 보니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기 때문이다.

정보문화누리 측은 "방송토론에서 후보자 5명의 토론을 1명이 통역해 누가 말하는지도 알기 어려웠다"며 "한국수화언어법·장애인차별금지법에 따라 청각 장애인이 수화를 통해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통역사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현재 임의로 하는 선거방송 수화통역을 법적 의무사항으로 바꾸고 관련 지침도 만들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날 장애인정보문화누리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진정서를 인권위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에 전달했다.

같은 날 한국법조인협회 공익인권센터도 대선 TV 토론회에서 청각장애인에 대한 차별 시정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인권위에 제출했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TV 토론이나 방송 광고 등에서 수화 통역이나 자막 방송은 의무 사항이 아니다. 또 수화 화면 크기 등 구체적인 규정도 없는 상태다.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