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동서고가로 소음 피해를 막기 위해 방음벽이 추가 설치된다.

부산시는 33억 원을 투입해 동서고가로 사상구 주례동 대성아파트 앞 450여 m 구간에 방음터널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2일 밝혔다.

대성아파트는 5층 건물 8개동으로 이뤄진 소규모 단지(420가구)이다. 동서고가로와 아파트 사이 거리는 10~20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그동안 소음 민원이 많았다. 아파트와 상가 창문틀에는 시커먼 먼지가 가득 쌓였고 창문을 닫아도 고가로를 지나는 차량 소음이 크게 들린다.

1988년부터 입주가 시작된 대성아파트는 1995년 동서고가로 개통 이후 소음과 분진 피해를 받았다. 2009년 동서고가로가 무료화하면서 피해는 더 심각해졌다. 대성아파트 이문기 주민회장은 "아파트 단지 가까이에 동서고가로 램프가 있어 교통량이 상당하다. 먼지에 신음하면서 대책 마련을 요구해도 대책이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부산시도 소음 피해를 알면서도 법규에 묶여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현행법상 도로변 소음이 환경 기준치(주간 65㏈, 야간 55㏈)를 초과할 경우에만 소음방지 대책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소음 피해는 당사자들이 소송을 통해 증명해야 하는데 소규모 아파트는 소송 비용을 마련하기 어려워 포기하기 일쑤였다.

다행히 부산시의회는 지난해 소송을 거치지 않아도 방음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조례를 개정했다. 부산시의회 오보근(사상2) 의원은 "소송을 벌일 여력이 없는 소규모 아파트 입주민들이 그동안 고통을 받아 왔다"며 "고가도로 주변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쾌적하게 생활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조례를 개정했다"고 말했다.

김봉기 기자 superch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