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간자본 50% 이상 투입 방식

경북 김천~경남 거제 남부내륙철도 건설 사업이 민간자본으로 추진된다. 정부 재정사업의 타당성 검토가 종료됐고, 이에 따라 민간 제안에 대한 적격성 검토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경남도는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경제성 확보가 어려워 정부 재정사업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민간자본으로 추진할 것을 정부에 건의해 왔다. 민간투자사업으로 확정되면 오는 2020년께 착공 등 사업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경남도 조규일 서부부지사는 11일 브리핑을 통해 "정부 재정으로 남부내륙철도를 건설하는 방식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가 종료됐고, 그 대신 민간·정부 공동투자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방식에 대한 적격성 조사 절차가 개시됐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2일 재정사업 평가 자문회의를 열어 2014년 1월부터 시행한 남부내륙철도 건설사업의 예비 타당성 조사를 종료했다. 조사 결과 정부 재정사업으로 추진하기 위한 경제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민간제안 사업에 대한 민자 적격성 조사 절차에 착수했다. 민간·정부 공동 투자방식은 수익공유형(BTORS) 운영 방식으로 추진된다. 이는 민간과 정부가 수익을 나누지만 위험 부담이나 손실도 공유하는 방식이다. 민간자본은 사업비의 50% 이상을 투입하므로 정부의 재정 부담이 줄어든다. 현재 현대건설이 지난해 5월 민자 추진 계획을 정부에 제출한 상태다. 민간사업자는 운행 속도를 더 높이면서 운행횟수도 더 늘리는 내용으로 사업 계획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개발연구원은 앞으로 180일간에 걸쳐 민간사업자의 제안에 대한 민자 적격성을 조사한다. 민자 적격성 조사는 민간제안 사업 중 사업비가 2000억 원 이상인 사업에 대해 수요 추정의 적정성, 재정사업으로 추진할 경우와 비교한 비용·편익 분석 등을 통해 사업 타당성 여부를 판단한다. 사업 타당성이 인정되면 제3자 제안 공고와 제안서 검토·평가가 진행된다. 이를 통해 우선 협상대상자와 협상을 진행한 후 실시설계를 거쳐 착공한다. 공사 기간은 착공 후 5년 6개월이 소요돼 2026년께 개통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민자로 추진할 경우 요금이 재정사업보다 다소 높게 책정될 가능성이 있다.

남부내륙철도는 총사업비 5조8000억여 원을 투입해 김천에서 거제까지 총 172.38㎞ 고속화 철도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1966년 11월 9일 기공식까지 하고도 착수하지 못했다.

정순백 기자 sbju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