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록우산 어린이재단·한국수력원자력(주) 고리원자력본부·부산광역시교육청·국제신문 기획

초등학교 5학년 민수(11)는 불안장애를 겪고 있다. 선천적인 지적장애가 없는데 아직 국어를 깨치지 못했다. 선생님이 질문하면 자주 동문서답을 한다. 성적은 반에서 늘 최하위권이다. 복지관에서 한 지능평가 결과 아이큐(IQ)가 80정도로 나왔다. 건강도 썩 좋지 않다. 키 140㎝에 몸무게가 60㎏을 넘어서는 고도비만 상태다.

민수가 이런 상황에 놓인 것은 가족의 방기 때문이 제일 크다. 아버지는 20년 넘게 신문보급소를 운영 중이다. 어머니는 신문대금 수금 등 아버지를 돕고 있다. 신문을 받아보는 세대가 점차 줄면서 가정 형편도 어려워졌다. 부모의 다툼도 나날이 늘었다.

고등학교 2학년인 큰누나와 중학교 2학년인 작은 누나 모두 ADHD(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 판정을 받았다. 큰누나는 지적장애 3급이기도 하다. 큰누나는 중학교 때부터 왕따와 학교폭력에 시달렸다. ADHD 진단 후 처방약을 먹지 않아 억눌렸던 화를 민수에게 폭언과 폭행을 일삼으며 풀어내는 일이 잦았다.

작은 누나도 큰누나에게 오랜기간 시달린 탓에 우울감이 많다. 병원에서 자살 위험이 높다는 진단까지 받았으나 관리받지 못하고 있다.

어디에도 기댈 곳이 없는 민수는 자존감이 매우 낮아진 상태고, 늘 긴장과 불안 속에 살고 있다. 민수는 다행히 지난해 3월부터 아동심리치유 바우처를 활용해 복지관에서 미술치료 수업을 받고 있다. 담당 사회복지사는 "수업시간에 민수에게 칭찬과 응원을 꾸준히 했더니 행동에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 긍정적인 자아를 형성해가는 것 같아 기뻤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해 바우처 연장 기한을 놓쳐 지난 2월부터 미술치료 수업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한 복지관에서 지난달까지 미술치료비를 지원하기로 했지만, 4월부터는 수업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담당 사회복지사는 "민수의 자존감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충분한 심리치료를 지원하고 싶다. 지역사회에서 소외되지 않고 잘 자랄 수 있도록 도움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 이렇게 도움을 주셨습니다

본지 지난 3월 16일 자에 소개된 민서가 정서적 안정을 되찾길 바라며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에서 심리·정서치료비를 지원했습니다. ▶문의 (051)505-3117~8 후원계좌=국민은행 6585 9011 003764 예금주 어린이재단

김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