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민 "아스콘·타일조각 등 포함
- 환경오염·식수원오염 우려"
- 공사 측 "국가 공인…문제 없어"

농어촌개발공사가 경남 김해 한림들녘에 배수로 공사를 하면서 공사용 자재로 재생용 골재를 사용하자 농민들이 주변 환경오염이 우려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15일 경남 김해시에 따르면 농어촌공사는 2015년 2월부터 한림면 장방리 일대에서 한림 2지구 대구획경지정리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 사업은 국비와 도·시비 28억 원을 들여 한림면 장방리 일대 75.4㏊에 원활한 농업용 공급을 위해 용·배수로를 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농어촌개발공사가 논에서 흘러나온 물을 빼 낙동강으로 보내는 길이 1㎞ 규모의 배수로를 시공하는 방식이다.

애초 공사는 배수로 자재 중 하나로 자연석인 쪼갠 돌(직경 40㎜ 이하)을 사용하기로 설계했지만 지난해 12월부터 갑자기 재생용 골재로 변경했다. 재생용 골재는 콘크리트, 아스콘 조각 등을 일정하게 잘라 사용하는 것으로 국가 공인 자재라는 것이 공사 측의 설명이다. 공사 측은 배수로 공사에 자연석 200여 t을 투입했지만, 지난해 말부터 재생 골재로 바꿔 600여 t을 추가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농민들은 농지는 물론 인근 낙동강 식수원까지 오염이 우려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마을 주민 김모 씨는 "재생용 골재에 아스콘 조각은 물론 날카로운 유리조각, 타일조각 등이 다수 포함돼 있다"며 "이들 자재가 물살을 타고 논으로 흘러들면서 농민들이 발을 다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향후 지속적으로 비가 내릴 경우 재생용 골재로 인해 논물이 오염될 수 있고 이곳에서 불과 500m 떨어진 낙동강까지 오염시킬 수 있다"며 우려했다. 한림배수장 아래에는 김해시민과 부산시민에게 식수를 공급하는 취수장이 운영 중이다.

농민들은 앞으로 재생용 골재로 만든 배수로가 3㎢ 면적의 한림뜰 전체에 시공될 경우 환경 오염 문제가 심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생용 골재는 자연석에 비해 단가가 절반 이하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 측은 현재의 시공법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공사 관계자는 "재생 골재는 배수로 등에서 사용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며 "법상 문제가 없기 때문에 철회할 계획이 없으며 농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김해서부경찰서도 내사에 착수해 귀추가 주목된다. 경찰은 농어촌공사가 배수로에 자연석 대신 재생 골재를 사용하는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여부와 불량 골재 사용 여부 등을 놓고 조사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내사를 벌이는 것은 맞지만 수사 상황을 말할 단계는 아니다"고 밝혔다.

박동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