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층 객실 인골 추정 뼈 또 수습

"이제 하늘에서 딸을 만나도 덜 미안할 것 같아 다행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스승의 날인 15일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기간제 교사 2명의 순직을 인정하는 절차를 진행하라고 지시하자 세월호에 탔다가 돌아오지 못한 김초원(여·당시 26세) 기간제 교사의 아버지 김성욱(59) 씨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김 씨는 "2학년 3반 담임으로서 제자들을 구조하려고 배 안을 뛰어다니다가 세상을 떠난 딸이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순직심사도 이뤄지지 않아 항상 미안했다"며 "깜깜한 터널에서 밝은 빛이 보이는 것 같다"고 안도했다.

세월호 사고 당시 배에 타고 있던 단원고 교원은 고 강민규(당시 52세) 전 교감을 비롯해 모두 12명(미수습 2명)이었다. 정규교사였던 7명의 희생교사는 모두 순직 인정을 받은 반면 참사 책임감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강 전 교감과 김초원·이지혜 교사는 순직을 인정받지 못했다.

앞서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스승의 날인 15일 세월호 참사로 숨진 김초원·이지혜(여·당시 31세) 기간제 교사의 순직 인정 절차를 이행하라고 지시했다. 두 분의 순직을 인정함으로써 국가적 예우를 다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김초원·이지혜 교사는 세월호 참사 당시 학생들을 구하기 위해 4층 선실로 내려갔다가 희생됐다. 그러나 정교사가 아니어서 순직 인정을 받지 못했다. 인사혁신처는 그동안 '비정규직이기 때문에 교육공무원이 아니며 그들이 하는 일도 상시적 공무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세월호 기간제 교사 순직 인정을 국민에게 약속했다. 앞서 국가인권위원회도 두 교사의 순직을 인정할 것을 권고했다.

윤 수석은 "이제는 세월호 기간제 교사 순직 인정에 대한 논란을 끝내고 고인의 명예를 존중하며 유족을 위로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공무를 수행하다가 사망한 공직자는 정규직·비정규직에 상관없이 순직 처리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김동극 인사혁신처장도 "순직 인정을 현실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한편 세월호 현장수습본부는 이날 세월호 미수습자 중 일반인이 머문 3층 객실에서 사람 뼈로 추정되는 유골을 추가로 수습했다. 이곳은 지난 14일 3층 수색 과정에서 처음으로 뼈 3점을 수습했던 곳이다. 지난달 28일에는 미수습자인 권혁규 군 어머니이자 권재근 씨 부인(2014년 4월 수습)의 가방이 인근 복도에서 발견됐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