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으로부터 592억 원의 뇌물을 받거나 요구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비선 실세' 최순실(61) 씨와 23일 법정에 선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박 전 대통령과 최 씨의 첫 정식재판을 이날 연다. 정식재판은 피고인이 의무적으로 출석해야 한다. 지난 3월 31일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박 전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박 전 대통령과 최 씨가 만나는 것은 7개월 만이다.

이날 재판에서는 검찰이 18개 혐의 요지를 설명하고 공소사실에 대한 피고인들의 입장을 확인하는 '모두절차'가 이뤄진다. 재판부는 첫 공판에서 먼저 박 전 대통령의 신원을 확인하는 '인정신문'을 진행한다.

박 전 대통령은 이름·생년월일과 직업을 밝혀야 한다. 자신의 직업을 '전직 대통령'이라고 할 수도 있고 '무직'이라고 할 수도 있다. 다만 직업과 관계없이 법정 내 모든 절차에서 박 전 대통령은 '피고인'으로 불린다. 형벌이 확정되지 않은 미결 수용자인 박 전 대통령은 원한다면 수의 대신 사복을 입고 법정에 출석할 수 있다.

박 전 대통령 측은 준비절차에서 혐의를 모두 부인한다는 뜻을 밝힌 만큼 이날도 같은 주장을 펼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이 직접 발언할 가능성도 있다.

박 전 대통령 측은 미르·K스포츠 재단 출연금도 대기업들에 직접 출연을 요구한 적이 없다는 취지로 반박해 왔다.

최 씨 측 역시 박 전 대통령과 공모한 사실이 없고 뇌물죄의 구성요건인 대가성이나 부정한 청탁도 없다는 입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 전 대통령의 두 번째 정식재판은 이틀 후인 25일 열린다. 이날은 피고인 가운데 박 전 대통령만 출석해 최 씨에 대해선 심리가 마무리된 직권남용·강요 혐의에 관한 서류증거 조사가 이뤄진다.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