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안 등 난개발 우려 목소리도

서병수 부산시장이 22일 신공항이 무산된 부산 강서구 가덕도를 찾아 개발 청사진(본지 지난 16일 자 6면 보도)을 밝혔다.

22일 부산 강서구 가덕도 대항분교에서 서병수 부산시장이 가덕도 개발구상안과 관련한 마을 주민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서정빈 기자 photobin@kookje.co.kr

이날 서 시장은 대항분교에서 부산발전연구원 황영우 선임연구위원의 가덕도 종합개발구상(안) 브리핑을 듣고 주민들과 의견을 나눴다. 황 연구위원은 "개발 구상이 실현되려면 총 2조8930억 원이 필요하다. 부산신항 경쟁력 강화와 눌차지구 포트시티를 비롯한 대형 사업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며 "당장 신공항 무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민들을 위해 관광자원화·도시재생사업을 우선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한 주민은 "더 큰 규모의 개발계획을 기대했는데 실망감이 든다"면서 "대규모 투자를 통해 세계인이 찾아올 수 있는 관광지로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또 다른 주민은 "도시계획에 묶여 재산권 행사가 어렵다. 규제를 풀어서 사람이 북적북적하게 만들어 달라"고 주장했다.

답변에 나선 송삼종 서부산개발본부장은 "동부산 개발 모델이 서부산에도 똑같이 적용될 수는 없다. 급격하게 규제를 풀면 인구 유출과 난개발이 진행될 수 있다"며 "더디더라도 실제 생활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미래 청사진을 짜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오늘 발표한 내용 중 대형수리조선단지 예정지 일대는 가덕도에서 가장 넓은 해안과 자갈밭이 있는 곳이다. 거가대교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관광 요지"라며 "이곳에 수리 단지를 조성하는 것은 반대"라고 주장했다. 펜션을 운영하는 한 주민은 "펜션 예약을 위해 전화한 손님이 '둘러볼 만한 곳'을 물으면 자신 있게 소개할 곳이 없다. 가덕도에 지천으로 있는 야생화를 활용한 사업을 검토해달라"고 요구했다.

서 시장은 "대형조선을 수리할 수 있는 시설은 꼭 필요하다"면서도 "다른 대안이 있는지 자세히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야생화 학습장에 대해서는 "돈이 많이 드는 것보다 섬을 찾는 관광객에게 기쁨이 될 수 있는 좋은 생각"이라며 "오늘 나온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가덕도 최종 개발 계획을 수립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