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소·중견기업 3년 일하면
- 2000만 원 '희망적금' 지급
- 올해 1000명에 혜택 목표

- 청년 신불자 구제 '부비론'
- 9개월 변제계획 이행하면
- 1% 저리 1500만원까지 융자

서병수 부산시장이 24일 발표한 '청년 디딤돌 플랜'은 4개 분야 105개 사업으로 구성됐다. 예산도 1900억 원에 달한다. 자치단체가 분야별로 청년 정책을 수립한 경우는 적지 않지만 청년 드림아파트부터 구직수당까지 종합 청사진을 내놓은 것은 부산이 처음이다. 공급자(행정) 위주의 정책 발굴에서 벗어나 서병수 시장이 토크콘서트인 '청년진담'을 통해 수요자의 고민을 반영한 것이어서 체감도가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자리 디딤돌

구직자나 아르바이트생을 위한 재정적 지원이 청년 디딤돌 플랜에 대거 담겼다. 먼저 '부산형 청년내일채움공제'(청년 희망적금 2000)가 눈에 띈다. 청년이 상시근로자 5인 이상 중소·중견기업에서 3년간 일하면 2000만 원+α(이자)를 마련해준다. 부산시와 정부가 600만 원씩 지원하고 기업이 300만 원을 보탠다. 청년의 부담은 500만 원이다. 청년은 목돈을 모을 수 있고 중소기업은 구인난을 해소할 수 있다. 올해 목표는 1000명이다. 앞서 정부는 2년 이상 기업체에서 일하면 1200만 원+α(이자)를 제공하는 청년희망적금을 시행 중이다. 부산이 정부보다 한 발 더 나아간 것이다.

청년문화기획자 인턴십 프로그램도 가동한다. 부산문화재단에서 실시하는 '청년문화 전문인력 양성사업'을 수료한 청년 중 우수한 5명을 선발해 공공 문화기관에 인턴(6개월)으로 채용하는 방식이다. 오는 7월부터 시행한다.

부산 강소기업의 해외지사·현지 기업과 글로벌 다국적 기업에 청년 취업을 지원하는 '해외 잡(job) 챌린지 1000' 프로젝트도 시행한다. 열악한 근로 환경에 시달리는 청년 아르바이트생들을 지원하는 '굿 알바'도 도입된다.

■안전망 디딤돌

청년 신용유의자(신용 불량자)를 구제하는 청년부비론이 신설됐다. 신용회복위원회에 따르면 부산지역 청년 중 15만여 명(21%)이 부채를 안고 있으며 이 중 4275명이 신용유의자다. 부산시는 신용회복위원회 지원을 받아 9개월 이상 변제계획을 이행한 청년을 대상으로 최대 1500만 원까지 연 1%의 저리로 융자해 준다. 생활비·학자금·의료비를 포함한 생활안정을 위해서다.

일용직 청년을 위한 희망날개 통장도 도입된다. 형식은 부산형 청년내일채움공제와 비슷하다. 대상은 편의점 아르바이트 등 일용 근로를 하는 저소득 청년들이다. 500명을 대상으로 청년이 10만 원을 저축하면 부산시가 근로소득 장려금 형식으로 10만 원을 매칭해 적립해 준다. 3년 동안 720만 원+α를 모을 수 있다. 자격 기준은 만 19~34세 청년 중 중위소득 80% 이하다.

또 청년 중 기초수급자 및 차상위계층을 대상으로 17종의 건강검진을 실시하는 '우리동네 건강지킴이' 사업도 실시한다. 지원 대상은 2000여 명으로 예상한다.

■머물자리 디딤돌

머물자리(주거) 사업의 핵심은 머물자리론이다. 임차보증금 융자와 이자 지원이 주요 내용이다. 부산에 거주하거나 대출 후 1개월 이내 부산으로 전입한 청년이 전용면적 60㎡ 이하 규모에 임차보증금 3000만 원, 월세 40만 원 이하 주택을 임차하면 임차보증금의 80%(최대 2400만 원)와 대출이자 연 3%(최대 144만 원)를 지원한다. 청년은 임차보증금의 20%와 연 1~1.5%의 잔여 대출 이자를 부담하면 된다. 대상 규모는 500명이다.

■참여 디딤돌

청년이 정책 결정과 집행 과정에 주체적으로 참여하도록 청년정책 네트워크(청정넷) 운영을 강화한다. 청정넷은 지난해 4개 분과 35명에서 올해는 8개 분과 69명으로 확대됐다.

또 주민참여예산 심의에 청년세대 참여를 확대한다. 청년 인구 비율은 33%에 달하지만 부산시의 주민참여예산위원 100명 중 청년층은 5명에 불과하다. 청년 참여가 활발해지면 세대별 균형 있는 예산 편성을 기대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대학생들의 문화활동을 지원하는 '굿아이디어스'와 대학가 청년창조발전소 조성도 적극 지원한다. 서병수 시장은 "청년들이 청년디딤돌 플랜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홍보를 강화하겠다. 사업별로 지원 기준이 다르므로 사전에 꼼꼼하게 살펴보는 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희국 기자 kuki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