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강장 통제 비상모드 작동

잦은 출입문 고장으로 리콜까지 받았던 부산도시철도 신형 전동차가 이번에는 추진장치 고장을 일으켜 1호선 노포방면 지하철 운행이 40분간 중단됐다. 부산지하철종합관제소는 사고가 나자 승강장 출입을 통제하는 비상모드를 발동시켰다. 비상모드는 승강장 출입 게이트를 막아 안으로 못 들어오게 하는 것이다.

	24일 추진장치 고장을 일으킨 부산지하철 신형 전동차. 부산지하철노동조합 제공

24일 오후 3시20분 부산대역에서 노포방면으로 달리던 신형 전동차(50편성)가 추진장치 이상으로 출발하지 못했다. 앞선 전동차가 멈추자 뒤따르던 총 12대의 전동차가 순차적으로 운행을 중단했다. 40분 동안 멈춰 있던 전동차는 오후 4시 동력을 회복해 노포차량기지창으로 이동했다.

이날 사고로 승객 수십 명이 부산대역에서 내려야 했다. 1호선 구서역에서 도시철도를 이용하려던 중학생 김모(16) 양은 "승강장으로 가려 했는데 출입구에서 계속 교통카드 인식에 실패했다는 신호가 떴다"며 "갑자기 무슨 큰일이 난 줄 알았다. 몇 분 뒤 안내 방송이 나오고서야 열차 운행이 중단된 사실을 알았다"고 말했다.

부산지하철노동조합은 단순 전동차 장애로 40분 정도 지연된 사례는 보기 드물다는 입장이다. 남원철 사무국장은 "선로에 사람이 뛰어들거나 전동차에 불이 난 경우를 제외하고 전동차 시스템의 문제로 최근 4년 동안 40분 이상 지연된 적이 없다. 신형 전동차 안정화 작업 없이 급하게 투입해 벌어진 사고"라고 지적했다.

부산교통공사는 전동차의 추진장치에 이상이 생긴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고장을 일으킨 전동차는 1호선 연장 다대구간 개통(올해 4월)을 앞두고 지난해 도입한 신형 전동차 6대 가운데 1대다.

부산교통공사는 지난해 12월 본선에 투입하면서 엄격한 안전성 검증과 시운전 과정을 거쳤다고 밝혔다. 또 신형 전동차들이 최신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한 센서를 갖춰 안팎의 환경변화를 감지해 내부 온도·조도·환기 기능과 방송 음량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최첨단 제품이라고 홍보했다.

그러나 지난 3월 출입문 고장 사고가 연거푸 발생해 출입문 구동장치 288개를 모두 리콜해야 했다. 공사 측은 "차량기지에 입고한 전동차를 정밀 조사하고 있다.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밝혔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