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 23일 선고공판 예정

부산 해운대 엘시티(LCT) 금품 비리 등으로 구속기소된 현기환(58)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검찰이 징역 6년에 벌금 5000만 원을 구형했다. 현 전 수석의 변호인은 검찰의 공소가 기각되거나 무죄가 선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지법 형사5부(심현욱 부장판사)는 2일 뇌물수수·정치자금법 위반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된 현 전 수석의 결심 공판을 열었다. 1시간30분가량 진행된 이날 공판에서 변호인은 검찰 신문 내용을 반박하며 공방을 거듭했다.

현 전 수석은 엘시티 시행사 이영복(67·구속기소) 회장으로부터 술값 대납을 비롯해 1억 원이 넘는 금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부산 문현금융단지 2단계 건설 시행사 대표인 지인 S(58) 씨와 또 다른 지인이자 사업가인 L(54) 씨로부터 고급 승용차 리스료와 운전기사 월급을 제공받고 해당 회사 계좌와 연동된 체크카드를 쓰는 등 3억 원이 넘는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구형요지를 설명하면서 "(현 전 수석이) 장기간 4억 원이 넘는 금품을 수수했다. 특히 고도의 청렴성이 요구되는 청와대 정무수석 재직 때도 금품을 받으면서 공여자들에게 적극적으로 금품을 요구하기도 했다"면서 "이러한 범행으로 엘시티 사업에 비리가 생겨 그만큼의 사회적 비용을 부산시민들이 부담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비상식적이고 비일관적인 변명으로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맞서 최종 변론에 나선 법무법인 유석의 백태균(54·사법연수원 26기) 대표변호사는 "이 회장으로부터 피고인이 수수한 금액을 검찰이 제대로 특정하지 못했다. 검찰은 증인 신문을 통해 금액 특정이 제대로 되지 않아 공소장을 변경하기도 했다"며 "정치활동을 하지 않을 때 피고인이 가까운 지인의 친분 관계에 따라 금전적 후원 내지는 정당한 업무의 대가로 받은 자금을 불법 정치자금으로 규정한 공소사실은 배척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흥대(63·사법연수원 11기) 대표변호사도 "공소사실 중 엘시티와 관계된 사안은 전체의 3분의 1에 불과하며, 검찰이 피고인 주변을 전방위 수사하면서 나머지 3분의 2를 기소했다고 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현 전 수석은 최후 진술에서 "결과적으로 처신을 반듯하게 하지 못한 점을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 전 수석의 1심 선고공판은 오는 23일 오전 열린다.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