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고리1호기 정지 이후
- 지방세수 연 50억 원 주는데
- 폐연료봉 위험 부담은 여전
- "일본처럼 세금 부과 해야"

고리원자력발전소 1호기가 오는 18일 영구 정지되는 가운데 자치단체들이 '핵연료세'(본지 지난 6일 자 1·6면 보도)에 이어 '폐연료세' 도입을 위해 힘을 모았다. 고리1호기가 멈추면 발전량에 따라 부과되는 지방세·지원금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고리원전 전경. 국제신문 DB

부산 기장군은 14일 핵발전소가 있는 울주·영광·울진군, 경주시와 공동으로 수행한 '원전 및 사용후핵연료 등 방사성폐기물 관련 연구' 2차 용역을 공개했다. 5개 자치단체와 중간보고서에 따르면 고리1호기 폐로에 따라 기장군에서 연간 50억 원대의 세수 감소가 예상된다. 한국수력원자력이 매년 지역자원시설세·사업자지원사업·기본지원사업의 명목으로 납부하는 70억 원가량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지역자원시설세는 발전량(㎾h)당 1원이 책정된다. 지난해 고리1호기의 발전량은 47억㎾h가량이어서 기장군도 47억여 원을 받았다. 부산시와 기장군에 지역자원시설세의 35%와 65%씩 배분된다.

사업자지원사업은 원자로 반경 5㎞ 내 읍·면을 대상으로 하는 지원금이다. 2년 전 발전량(㎾h)당 0.25원이다. 지난해 지원금은 10억 원이었다. 기본지원사업 역시 발전량(㎾h)당 0.25원으로 책정된다. 지난해 기장군 지원금은 10억 원 상당이다.

고리1호기가 폐로돼도 고준위방사선폐기물인 폐핵연료봉은 고리본부 내부에 보관된다. 지역 주민이 감수해야 할 위험은 여전한 것이다. 오규석 기장군수는 "우라늄만큼 핵폐기물의 위험성이 크다. 일본처럼 폐연료봉에도 지방세를 부과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고리1호기에 이어 10여 기가 2020년께부터 단계적으로 폐로되면 폐연료봉이 대거 발생한다. 2023년 8월 고리2호기의 수명이 만료되는데 이어 ▷고리3호기(2024년 9월) ▷고리4호기(2025년 8월) ▷한빛1호기(2025년 12월) ▷한빛2호기(2026년 9월) ▷한울1호기(2027년 12월) ▷한울2호기(2028년 12월) ▷월성2호기(2026년 11월) ▷월성3호기(2027년 12월) ▷월성4호기(2029년 2월)의 설계수명이 끝난다.

오 군수는 "지난 2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가 우리 주장에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해 자료 보완 요구를 해왔다. 그래서 2차 용역을 공동 수행한 것"이라며 "일본이 이미 사용후핵연료에 과세하고 있어 입법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 핵연료세·폐연료세

핵연료세가 원자력발전소가 사용하는 핵연료 가액의 10%를 발전 사업자에 부과하는 세금이라면 폐연료세는 운영 중이거나 운영이 끝난 원자력발전소 내부에 보관된 고준위방사성폐기물(핵연료봉)에 매기는 세금이다.

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