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의 물결'이라는 책이 나온 1980년부터 팝 음악에도 제3의 물결이 일었다. 이는 뉴 웨이브일까? 하지만 무엇이 새로운 물결이었는지 분명치 않다. 모호한 편이다.

1950년대 프랑스 영화계가 지향했던 누벨바그(Nouvelle Vagure)를 직역했지만 어설펐다. 다만 1970년대 말의 거친 펑크를 가다듬는 1980년대 음악의 개념적 경향으로 어렴풋이 이해된다. 헤비메탈 뮤직에도 NWOBHM(New Wave Of British Heavy Metal), NWOAHM(New Wave Of American Heavy Metal)이 있었지만 1970년대 하드록의 위용을 넘어서지는 못했다.

뉴 웨이브보다 선명한 전환은 1980년대부터의 뉴 에이지 음악이었다. 세미 클래식이나 퓨전 재즈풍의 뉴 에이지 음악은 기존의 감상 음악을 넘는 새로운 명상 음악이다. 중국어로 건강음악(健康音樂)이다. 신비롭게 들리는 뉴에이지 음악은 찬송가 찬불가처럼 종교음악은 아니지만, 정신적 영성까지 치유하는 음악처럼 들린다. 그래서 종교계에서 인간을 미혹하는 사탄 음악이라는 비난도 받았다. 하지만 미국 그래미 어워드가 1986년 뉴 에이지 부문을 신설했을 만큼 음악의 장르로 인정받았다. 그냥 음악을 들으면 기분이 좋아지지만, 뉴 에이지 음악을 들으면 기분이 맑아진다. 무공해 음악이라 하는 이유다.

흑인의 블루스와 유럽의 화성학이 만난 재즈라는 제1의 물결, 음악이 대중의 폭발적 인기를 끌었던 로큰롤이라는 제2의 물결에 이어 음악이 인간의 정신적 내면까지 파고들었으니 제3의 물결이라 할 만하다. 다만 인간 우선 인간 위주의 무드 음악이나 인간중심의 환경음악보다 좌우로 갈린 경제주의에서 벗어나는 생태주의 삶과 어울리는 실천음악이면 좋겠다. 그럼 뉴 에이지 생태음악이라 부를 만하다.

경성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