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활소음 기준 초과 땐 과태료
- 예술인 "문화도시 역행" 반발

부산 서구 송도해수욕장에 이어 중구 광복동에서도 '버스킹(거리 공연)'이 사실상 금지되면서 예술인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25일 부산 중구 광복로 차없는 거리에 '앰프 사용 거리공연 금지'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이를 두고 버스킹을 원천 차단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부산 중구는 지난 17일부터 광복동 차 없는 거리에서 버스킹을 금지했다고 25일 밝혔다. 중구는 그동안 차 없는 거리에서 각종 문화공연을 진행하며 지역 예술가들의 버스킹을 허용해왔다. 광복동과 남포동은 유동인구가 많아 버스킹의 명당으로 꼽힌다.

그러나 광복·남포동 일부 상인들이 버스킹에 따른 소음 민원을 제기하자 중구는 주요 버스킹 구간에 '앰프 사용 금지' 표지판을 설치했다. 생활소음 규제기준인 60㏈을 초과하면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는 공지까지 하면서 사실상 거리 공연 자체를 막았다. 앞서 서구가 상인 민원을 이유로 지난 9일 송도해수욕장 내 모든 거리 공연을 금지한 것과 비슷한 조치다.

이에 버스킹 공연팀들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3년째 광복동에서 매주 일요일 비보이 공연을 해오고 있는 곽운재(23) 씨는 "60㏈을 직접 측정해보니 전화벨 소리 정도였다. 오히려 상가에서 나오는 음악소리가 더 시끄러운 상황"이라며 "문화도시라고 하면서 일주일에 한 번 낮에 잠깐 하는 버스킹까지 막는 행정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중구는 민원이 덜 심한 장소에서 버스킹을 하면 허용한다는 입장이다. 중구 관계자는 "버스킹을 사전 허가제로 운영하거나 검증받은 팀들을 위주로 한 공연 등 적절한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며 "서울 등 다른 지역 사례들을 검토해 공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시의회 경제문화위원회는 지난 21일 박성명 의원이 발의한 '부산시 거리예술 활성화 및 지원 조례'를 심의해 통과시켰다. 조례안은 거리예술가 육성과 예산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담고 있다. 또 거리예술가가 창작 활동 때 공공장소 이용자와 주민이 불편하지 않도록 법령 및 이용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