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 소환에 불응 지명수배

교장이 목검 등으로 수년간 학생들에게 체벌을 가해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물의를 빚었던 경남 하동의 기숙형 대안중학교에서 40대 남자 교사가 제자들을 수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경남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과 성폭력특별팀은 A(45) 교사가 지난해 7~8월께 여중생 1명을 성폭행하고 다른 여학생 2명도 성추행한 혐의(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지명수배했다고 29일 밝혔다.

경찰은 A 교사가 여중생을 모텔로 불러내 성폭행하고 또 다른 여학생들을 숙직실로 불러 가슴 등 특정 신체 부위를 만지는 성추행을 일삼았다고 전했다. A 교사는 이 같은 사실을 숨기기 위해 피해 여학생들에게 "성폭행·성추행 사실을 외부에 알리면 나랑 있었던 사실과 담배 피우는 것을 교장에게 말하겠다"고 협박해 숨겨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A 교사의 범죄 사실은 지난 5월 경찰이 이 학교 교장과 교사들을 수사하면서 드러났다. 경찰은 성폭행·성추행을 당한 여학생들이 A 교사의 범죄 행위를 털어 놓았다고 설명했다.

A 교사는 이 학교에서 국사·사회를 담당하다 최근 충남 천안의 한 대안학교로 옮겼으며, 지난 5월 경찰의 소환에도 응하지 않은 채 잠적했다.

경찰은 A 교사의 출국금지를 요청하고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섰다. A 교사는 현재 전국에 지명수배가 내려진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를 본 여중생들이 일관되게 피해 사실을 진술하고 있는 만큼 신빙성이 높다. 피해 여학생이 많아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5월 이 학교 교장 B(46) 씨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교사와 행정실장 등 교직원 5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여학생 3명을 추행한 혐의로 이 학교 관계자 남편인 C(61) 씨도 구속했다.

한편 경남도교육청도 이 학교에 대해 교장과 교사 등이 학부모로부터 체벌 동의 등이 포함된 '교육방법 동의서'를 받아 학생들을 43차례 체벌한 사실을 밝혀내고 감사를 진행 중이다.

이종호 기자 jh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