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한국전력이 대량 생산한 전기를 주는 대로 받아쓰는 것이 아니라 개인·지역별로 적합한 에너지를 맞춤 선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태양광·풍력 같은 신재생에너지의 확산으로 원전과 화력발전을 줄이는 대신 집집이 지붕 위에 태양광 패널을 달아 자가발전하고 남거나 모자라면 이웃과 사고팔면 된다. 이른바 에너지 프로슈머(Prosumer·생산 겸 소비자)와 개인 간 거래를 지향하는 친환경·효율적 에너지 비전을 말한다.
최근 정부가 신고리원전 5·6호기 건설공사를 잠정 중단한 뒤 시민배심원단의 공론조사를 거쳐 최종 중단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찬반 논란이 뜨거운 민감한 사안인 만큼 시민사회의 충분한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 사용을 우선시하는 환경론이나 저렴한 에너지의 안정적인 공급에 주안점을 두는 경제론,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중요한 가치이기 때문이다. 이런저런 다양한 의견을 조율해 합리적인 방안을 도출하는 것은 '에너지 민주주의'로 가는 길이기도 하다.
관건은 공론조사를 국민 다수가 납득할 수 있도록 객관적이고 민주적으로 진행할 수 있느냐다. 정부는 원전 이해관계자나 에너지 분야 관계자를 제외한 10명 이내의 중립적인 인사를 선정해 공론화위원회를 꾸려 조사방식 설계를 맡기기로 했다. 또 별도로 시민배심원단을 선정해 이들에게 정보와 토론 기회를 제공한 뒤 오는 10월께 최종 결정을 내리게 할 예정이다.
공론조사는 성공을 장담하기 어렵다. 고준위 핵폐기물(폐연료봉) 처리 등을 논의하기 위해 2009년 발족한 '사용 후 핵연료 공론화위원회'를 보면 이를 짐작할 수 있다. 이 기구는 4년간 지지부진하다 2013년 운영을 재개했으나, 정보 공개와 소통 문제로 일부 운영위원이 탈퇴하는 바람에 2015년 별 성과 없이 활동을 접었다. 공론조사가 성공하려면 공론화위원회 구성부터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 아울러 원자력·화력·액화천연가스·신재생 등 국내 에너지 전반에 대한 모든 정보를 시민배심원단에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이런 조건을 갖추지 않는다면 조사 과정과 결론을 둘러싸고 의혹과 이의 제기가 꼬리를 물어 오히려 논란만 키울 수 있다. 정부가 결정해야 할 일을 시민에게 떠넘기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는 사실도 명심해야 한다. 말 그대로 공정한 조사가 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감민진 가야초 교사
# 어린이 사설 쓰기
세계 여러 나라 사람이 모이는 국제회의장에 가 보면 한국 사람은 금방 표가 난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회의장에서 자리를 잡을 때 앞쪽에 앉지 않는 사람, 즉 뒤쪽이나 구석 자리를 찾는 사람은 십중팔구 한국인이라는 것입니다. 또 회의 중에 회의 내용과는 상관없는 이야기를 계속 주고받다가 눈총을 받는 사람도 한국인이라는 것입니다.
개인에게 당장 이익이 돌아오는 일이라면 앞장서고 싶고, 귀찮거나 불이익이 돌아오는 일에는 자기 차례가 오지 않기를 바라는 심정은 어느 나라 사람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우리는 확실히 그 정도가 지나친 것 같습니다. 또 자기주장은 목청껏 외치면서 남의 의견이나 주장에는 귀를 잘 기울이지 않는 습관이 일상화된 것도 사실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지시나 명령만 하거나 받아왔고, 다른 사람과 대화하고 타협하여 의견을 만들어내는 민주적 훈련이 잘되어 있지 못함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또한 자기 자신만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이기적인 태도라고까지 말할 수 있습니다.
남을 나만큼 소중한 존재로 생각할 줄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한 태도입니다. 그 태도를 기르기 위해서는 우선 남의 이야기를 잘 경청하여 그 뜻을 이해하려고 하는 자세를 습관화시켜야겠습니다.
우리나라가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생산하고 사용하기 위해서 과연 신고리원전 5, 6기는 건설돼야 하는지, 아니면 건설되지 않아야 하는지, 찬반의 논리적 근거를 찾아보고 자기 생각을 주장하는 글을 써 봅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