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남식 전 부산시장이 7일 실형을 선고받고 굳은 표정으로 법정에서 나가고 있다. 김민훈 기자

허남식 전 부산시장과 이우봉 전 센텀시티(주) 사장이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허 전 시장은 도주 우려가 없고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며 법정구속은 면했다.

부산지법 형사5부(심현욱 부장판사)는 7일 오전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기소된 허남식 전 시장에게 징역 3년과 벌금 3000만 원을, 이우봉 전 사장에게 징역 2년6월과 벌금 3000만 원 추징 3000만 원을 선고했다.

이 전 사장은 허 전 시장의 2004년도, 2006년도, 2010년도 부산시장선거캠프에서 비공식언론참모로 선거운동을 한 인물이다. 이 전 사장은 2010년 부산시장선거(2010. 6. 2. 실시)를 앞둔 2010년 5월 엘시티 사업을 추진하는 이영복 회장으로부터 3000만 원을 수수한 다음 이를 당시 허 시장에게 보고하면서 3000만 원을 2010년 부산시장 선거 홍보비용 등에 사용하겠다고 말했고 허 전 시장을 이를 승낙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정치자금법위반 범행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 회장이 허 전 시장에게 3000만 원을 교부할 목적으로 이 전 사장에게 3000만 원을 건네주었다"는 부분은 이 회장과 이 전 사장의 진술이 서로 일치한다는 점을 판단의 근거로 들었다. 이 전 사장이 뇌물죄의 공범으로 처벌받을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이를 허위로 진술할 만한 사정이나 이유가 없다고 봤다.

이 전 사장의 신용카드 사용내역에는 이 전 사장이 2010년 부산시장선거일 전후로 골프장, 식당, 주점에서 평소보다 많은 금액을 결제한 것으로 나타나고, 예금계좌에 2010년 5월 현금 1200만 원이 입금되는데, 이 전 사장은 이 돈이 이 회장으로부터 수수한 3000만 원의 일부라고 진술한 점도 그 근거로 들었다.

이 전 사장이 허 전 시장을 수신자로 하여 작성한 2008년 3월 17일 자 편지에는 '자금을 얻어다 캠프에 제공하는 등'이라는 표현이 나오고, 이 전 사장이 이 회장으로부터 2006년 부산시장선거와 관련하여 교부받은 2000만 원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진술했다고 덧붙였다.

허 전 시장은 이 전 사장을 센텀시티 사장과 북항아이브리지(주) 상임감사로 추천한 것으로 재판 과정에서 드러났다. 이 전 사장은 재판 과정에서 "허 전 시장의 선거를 도왔기 때문에 허 전 시장이 나를 이같이 추천해 준 것이다"고 진술했다.

이 회장은 검찰에서 '피고인 허남식에 대한 고마움도 있었다. 엘시티 사업에서 2008년부터 2011년까지는 인허가 단계로서 매우 중요한 시기였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고 재판부는 밝혔다.

재판부는 양형과 관련해 "그럼에도 피고인 허남식은 이우봉의 금전수수사실과 본인의 무관함을 주장하면서 이 사건을 이우봉의 개인적인 일탈로 몰아가고 있는 등 이 사건 범행을 부인하면서 반성하고 있지 않아 이같이 선고한다"고 설명했다.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