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무마 청탁과 함께 사기 사건 피의자에게서 수천만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부산의 한 경찰서 간부 J(52) 씨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울산지법 형사11부(정재우 부장판사)는 경찰 조사를 받는 피의자로부터 수사 편의 청탁 명목으로 수천만 원을 받은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기소된 경정 J 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1심이 인정한 범죄사실을 보면 J 씨는 법조 브로커로 활동하고 있는 K(60) 씨와 함께 2014년 12월 보험사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A 씨를 만나 조사받는 요령을 알려줬다. 이어 2015년 6월 말 J 씨는 A 씨에게 “너무 걱정하지 말고 내가 시키는 대로 하면 된다. 무혐의를 받을 수 있게 하겠다. 이번 싸움은 파워게임이고 돈싸움이다”고 말한 뒤 K 씨를 통해 현금 4250만 원과 64만 원 상당의 향응을 제공받았다. J 씨는 수사 중인 경찰관과 상관에게 “A 씨를 조사할 때 친절하게 해달라”고 전화하기도 했다. K 씨는 A 씨에게서 2000만 원을 받은 혐의가 인정돼 J 씨와 같은 형을 선고받았다.

J 씨는 K 씨를 통해 받은 돈은 용돈·경비·학자금 명목으로 빌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K 씨가 신용불량자로 경제적 형편이 좋지 않았고, J 씨도 이런 사정을 잘 알고 있었던 점을 들어 J 씨의 주장은 믿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현직 경찰관의 이러한 범행으로 묵묵히 직무를 수행하는 경찰의 명예 등이 크게 훼손됐다”며 “하지만 J 씨는 반성하지 않고 수사과정에서 증거를 인멸하려고 시도하고 검찰 소환에 불응한 점, 재판 과정에서도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을 하면서 사건을 왜곡하려고 한 점 등에 비춰 실형을 선고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