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가 발굴 사업계획 수립 요구

경남 통영의 아파트 재개발현장에서 발견된 조선 성곽(원문성)의 성벽 좌우 7ｍ씩을 보존하고 나머지 부지에 아파트 건립을 허가하는 ‘조건부 승인’(본지 지난달 30일 자 8면 보도)에 대해 보존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통영 원문성 보존대책위원회는 최근 문화재청을 항의 방문하고 성벽 좌우 7ｍ 보존 결정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재고를 촉구했다. 보존대책위는 또 원문성 일대 20만㎡가 넘는 터를 정밀 발굴조사하는 데 현장 실조사 일수를 60일로 산정한 것에 의문을 제기하고 그 기한이 되기도 전에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대책위는 통제영의 관문이자 길목을 지켰던 요새로 역사적 가치가 뛰어난 자산인 원문성에 대해 추가 발굴을 실시하고 이와 관련된 사업 계획을 세워 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대책위는 원문성 보존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는 향토사학단체의 성명서를 전달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원문성터의 가치를 어떻게 평가했기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는지 의아스럽다”며 “현재 발굴된 현장 외에도 원문성 흔적이 존재하고 있는 만큼 보존·복원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원문성이 발견된 현장은 통영의 관문(원문) 아래에 자리 잡은 한센인 집단거주지를 재개발하는 사업이다. 632억 원을 투입해 21만여 ㎡ 부지에 1269세대 규모 아파트 등을 조성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사업 현장에서 원문성의 일부인 길이 96m의 성곽이 발견되면서 보존과 개발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문화재청은 원문성 성벽 좌우 7ｍ씩을 현지 보존 조치하고 나머지 부지에 대해서는 아파트 건립을 시행해도 된다는 조건부 승인을 내렸다. 이에 보존구역에 해당하는 아파트 1동(80세대) 건립은 불가능해졌지만, 나머지 부지에 들어설 14동(1189세대)은 건립이 가능해졌다.

박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