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필악보 등 전시 도천테마파크
- 윤이상기념공원으로 개명 요구
- 시의회, 재개장 앞서 조례 추진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1917~1995)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의 고향인 경남 통영에서 ‘윤이상 이름 되찾기’ 운동이 본격 전개되고 있다.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 선생의 유품 전시관과 프린지홀, 야외공연 음악광장 등을 갖추고 있는 도천테마파크 전경. 통영시 제공

윤 선생의 음악적 업적을 기리기 위해 매년 개최되는 통영국제음악제의 시민 서포터즈인 ‘황금파도’는 7일 통영시의회 기획총무위원회에 ‘윤이상 이름 되찾기’ 건의서를 제출한다고 6일 밝혔다. ‘황금파도’는 2003년 시민의 자발적인 참여로 결성돼 회원이 300여 명에 이르고 있다.

이들은 통영국제음악제의 성공적 개최와 국내 최초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지정 등 통영이 국제적 음악도시로 성장한 데 윤 선생의 업적이 컸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현실은 선생의 이름이 부여돼야 할 곳에 엉뚱한 이름이 붙어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다며, 이를 바로 잡아 선생의 명예와 통영시민의 자존심을 함께 지켜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우선 윤 선생의 친필악보와 유품 등을 전시한 도천테마파크를 ‘윤이상기념공원’으로 개명할 것을 요구할 계획이다. 또 통영국제음악당 내 콘서트홀을 ‘윤이상홀’로 바꿔 줄 것을 함께 촉구하기로 했다. 도천테마파크는 윤 선생의 생가터 옆 대지(6745㎡)에 121억 원을 들여 2010년 3월 개장했다. 당시 윤이상기념공원으로 하려 했으나 이념 논쟁으로 무산됐다. 도천테마파크 내 베를린하우스에는 선생이 생전 연주하던 첼로와 항상 소지하고 다녔던 소형 태극기 등 유품 148종 412점이 전시돼 있다. 통영시는 현재 4억2000만 원을 들여 도천테마파크를 리모델링 중이다. 베를린하우스 2층을 선생의 생전 자택으로 재현해 선생의 탄생 100주년인 9월 17일에 맞춰 재개장할 예정이다.

시의회는 재개장에 앞서 도천테마파크를 ‘윤이상기념공원’으로 개명해 본래 취지를 되찾는다는 계획이다. 다음 달 관련 조례 개정을 추진한다. 하지만 시의회 13명 의원 중 자유한국당 소속이 8명으로 절반을 넘어 개정안 통과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

또 시민들 사이에서는 통영국제음악당 명칭 자체를 건립 당시부터 계획했었던 윤이상국제음악당으로 아예 변경해야 한다는 여론마저 일고 있다.

앞서 지난달 G20 정상회담을 위해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독일로 떠난 김정숙 여사가 베를린 윤이상 선생 묘지를 참배한 뒤 통영에서 가져간 동백나무 한 그루를 심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선생의 고향에서 그의 음악적 업적을 되새기자는 여론이 급격히 형성됐다. 통영시의회 배윤주(더불어민주당) 기획총무위원장은 “이념적 논쟁을 떠나 세계적 작곡가라는 음악적 유산을 기리기 위해 고향에서부터 선생의 이름 되찾기 운동이 펼쳐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현철 기자 phcnew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