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정부에서 보냈던 긴급재난문자방송(CBS)을 부산시 등 광역자치단체가 대신 송출한다. 사전 승인 단계가 줄어 신속하게 지역 실정에 맞는 재난문자를 보낼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상황을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전문 인력 양성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20일 행정안전부와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전 10시부터 CBS 송출 승인권이 행안부에서 17개 광역지자체로 이양됐다. 종전에는 자치단체가 국민안전처에 요청하면 승인을 거친 뒤 국민안전처가 문자를 발송하는 시스템이었다. 승인권 이양으로 부산시는 상황팀장의 승인으로 CBS를 보낼 수 있다.

　변경된 시스템에서 행안부는 국가 비상사태와 기상특보에 따른 대응 등의 문자를 보내고 자치단체는 국지적 자연 재난과 산불, 정전, 유해화학 물질 유출 사고 등 현장 상황 판단이 필요한 사회 재난에 긴급하게 대응할 수 있다.

　시스템 변화는 최근 몇 차례 CBS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해 이뤄졌다. 지난 6월 부산 사상구에서 발생한 유해가스 사고와 앞서 지난 5월 강릉 산불 때 CBS 발송이 이뤄지지 않았다. CBS는 특정한 지역에 재난이 발생했을 때 통신사 기지국을 이용해 해당 지역 내의 모든 휴대전화에 강제적으로 보내는 시스템이다.

　부산시가 CBS를 효율적으로 운용하려면 전문 인력이 더 필요하다. 부산의 경우 재난안전상황실에 3개조가 24시간 돌아가면서 근무한다. 1개조는 5급 사무관 팀장과 팀원 2명으로 이뤄졌다. 부산시의 상황팀 운용은 다른 지역보다 나은 편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CBS 승인권을 상황팀장이 가지게 돼 각종 재난에 대응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을 더 양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시는 재난문자와 별도로 자체적인 재난 통합문자메시지(UMS)와 재난 알림톡을 시행하고 있다. CBS와 다른 점은 자발적으로 가입한 시민들에게만 서비스한다는 것이다. 현재 13만5000여 명이 가입했다. 이와 별도로 시는 지난 1월 원클릭시스템을 도입해 자연과 사회 재난에 대응하고 있다. 김희국 기자 kuki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