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락스 성분의 소독제 가스가 유입돼 초등학생 등 61명의 피해자를 낸 부산의 한 수영장(본지 지난달 28일 자 5면 보도) 대표이사 등 관계자 4명이 불구속 입건됐다.

21일 부산 북부경찰서는 수질 정화용 약품을 바닥에 쏟아 발생한 가스로 다수의 피해자를 낸 북구 덕천동 A스포츠센터 대표이사 등 관계자 4명을 업무상과실치상 혐의 등으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지난달 27일 지하 3층 기계실 바닥에 수질 정화 약품인 차염산(락스 성분) 30ℓ를 쏟으면서 미리 바닥에 뿌려둔 염산과 반응해 염소가스를 대량 발생시켰고, 이 가스가 부식된 환기 시설을 통해 지하 2층 수영장으로 유입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사고로 초등학생 44명과 성인 17명 등 총 61명이 가슴통증과 구토 증상을 호소해 병원에 실려 갔다. 부상자 가운데 21명은 2∼3일간 입원 치료까지 받아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수사 결과 이들은 사건 당일 수질정화용 전기분해 염소 발생 장치를 한 달 전 아무런 대체 방법 없이 무단 철거한 뒤 락스 소독제를 써 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작업자가 기계실의 오염된 공기를 밖으로 빠져 나가게 하는 환풍기를 작동하지 않는 바람에 염소가스가 기계실 천장과 부식된 환기구를 통해 수영장에 스며들게 했다.

특히 해당 수영장은 락스를 쓰지 않는다고 광고하며 손님들을 모았다가 이번 사고를 계기로 들통나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이와 함께 체육시설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과 유해화학물질관리법 위반 사실도 추가로 확인됐다.

경찰은 “수영장 물 수질을 검사한 결과 5개 시험대상 중 3개에서 대장균 양성 반응이 나왔다. 또 유해화학물질인 염산을 별도의 표시 없이 주차장 임시 창고에 보관해 관련법을 위반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이 같은 혐의도 추가해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