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조 “채용 공정성 훼손 특혜”
- 사측 “일부 역차별해선 안 돼”

도시철도 운영기관인 부산교통공사가 파업에 대비해 양성한 기관사 숙달훈련 교육생에게 신규 채용 가산점을 부여해 논란이다. ‘파업대체인력’으로 불리는 교육생 가운데는 부산교통공사 간부의 자녀와 친인척까지 포함돼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8일 부산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17~23일 신입사원 원서접수를 마감했다. 채용 인원 97명 가운데 19명은 제2종 전동차 운전면허 소지자 가운데 경력경쟁을 통해 선발한다.

문제는 파업대체인력이 응시를 하면 최대 5%까지 가산점을 주는 것이다. 우선 필기점수의 3%가 기본 가산점으로 부여된다. 또 파업 때 운전 업무에 투입된 교육생에게 최대 2%까지 추가 가산점을 준다. 앞서 부산교통공사는 지난 3월부터 즉시 현장 투입이 가능한 파업대체인력 95명을 양성했다. 올해는 파업이 없어 5% 가산점을 받을 수 있는 교육생은 없다.

사측은 또 지난 25일까지였던 파업대체인력의 교육기간을 원서 마감 하루 전인 지난 22일로 앞당겼다. 모자란 수업일수는 휴일 3일간 보충했다. 이를 두고 “파업대체인력이 원서를 접수할 수 있도록 사측이 공휴일까지 수업을 하는 배려를 했다. 또 파업대체인력에게만 가산점을 주는 게 눈치가 보였는지 동종업계 경력자에게 3%의 가산점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산지하철노동조합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정당한 단체행동권을 무력화하려고 파업대체인력을 양성한 것도 모자라 과도한 특혜를 부여한다는 것이다.

남원철 사무국장은 “파업대체인력에 운전직 간부 7명과 운영직 간부 1명의 자녀가 포함된 사실을 자체적으로 확인했다. 다른 직렬의 간부도 포함하면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1점 차이로 필기시험 당락이 좌우되는데 최대 5%까지 가산점을 주는 것은 명백한 특혜”라고 주장했다.

한 응시생도 “면허증이 있어도 실무 수습교육을 받지 못한 경우 가산점을 받지 못해 합격 가능성이 낮아진다”고 하소연했다.

지난 23일 마감한 부산교통공사 신규채용 평균 경쟁률은 48.5 대 1이었다. 기계직의 경우 3명을 뽑는데 649명이 지원해 216.3 대 1을 기록했다. 파업대체인력이 가산점을 받는 경력경쟁 부문은 16.1 대 1로 다소 낮았다.

부산교통공사는 특혜 의혹을 부인했다. 사측은 “응시자의 개인 신상정보는 법적인 문제 때문에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 “임직원의 가족이 채용된 사례는 다른 도시철도에서도 많다. 가족이라고 해서 역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 “파업대체인력의 교육기간을 줄인 것은 우연일 뿐 결코 특혜가 아니다. 다른 교육에서도 기간을 줄인 경우가 있다”고 해명했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