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청 전체 직원 51.8% 가입
- 매달 지방청장과 복지 등 논의
- 타 시·도 지방청도 뒤따를 듯

울산지방경찰청이 ‘고동소리’라는 직원협의회를 전국 지방청 최초로 13일 출범시킨다. 직원협의회는 직원들의 소통을 위한 창구라지만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직장협의회 전 단계 수준이어서 관심이 모이고 있다.

12일 울산청에 따르면 고동소리는 ‘직원협의회 출범을 알리는 힘찬 소리인 동시에 이에 화답해 벅차게 반응하며 울리는 심장의 소리’라는 뜻을 담고 있다. 고동소리 운영진은 매달 한 번 울산경찰청장, 4개 경찰서장과 정기적으로 만나 직원 복지정책, 권익보호, 치안정책 등에 의견을 제시하고 비민주적 조직문화 개선에 대한 직원들의 목소리도 전달할 예정이다. 또 직원들의 의견이 특별·심사 승진을 포함한 주요 의사결정에 반영되도록 소통창구 역할도 하게 된다.

고동소리에는 울산경찰청 직원 2593명의 51.8%(1343명)가 가입한 상태다. 이런 규모로 볼 때 직원협의회인 고동소리가 직장협의회 관련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기 전까지 당분간 비슷한 역할과 기능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고동소리가 관리자급(경정 이상)과 일선 경찰관들 간 소통과 자기비판을 보장하는 대화 창구 기능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근무환경 개선, 업무능률 향상, 직원 고충 처리 등을 주로 협의하게 될 전망이다.

따라서 울산청 직원협의회가 성공적으로 평가 받으면 다른 지방청에서도 비슷한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발의한 ‘공무원 직장협의회의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개정안은 ‘6급 이하 일반직 공무원 등에 한정된 직장협의회 가입 범위를 경찰·소방 공무원으로 확대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런 법안 발의는 수사권 독립 등을 앞두고 인권 경찰로 거듭나기 위해선 직장협의회를 설립해 조직을 개혁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는 게 일부 정치권과 경찰 내부의 시각이다.

울산청 관계자는 “경찰은 현행법상 노조 설립이 불가능한 조직이기 때문에 노조와 유사한 협의체 역할을 할 것으로 보면 된다”며 “현재로선 경찰이 직장협의회를 설립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어 직장협의회 대신 직원협의회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방종근 기자 jgba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