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도시 주민들 백지화 반발

경남 김해시가 김맹곤 전 시장 시절 추진했던 장유신도시 폐기물처리시설 이전 계획을 백지화하고 현 소각시설을 증설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시의 방침은 환경오염을 우려해 시설 이전을 추진했던 애초 계획을 바꾼 것이어서 시설 인근 지역 주민의 반발이 예상된다.

김해시는 2001년 6월부터 가동 중인 하루 160t 처리 규모인 장유동 폐기물소각시설을 이전하는 계획을 접고 소각 규모를 배로 증설하는 폐기물 소각시설 현대화사업을 추진한다고 13일 밝혔다.

시는 2022년까지 898억 원을 들여 소각시설 1기를 신설하고 노후 소각시설 1기를 신형으로 교체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시는 1998년 환경부로부터 400t 규모의 폐기물 소각시설을 건설하는 방안을 승인받았지만 예산 부족으로 200t 규모 1기만 설치, 운영해 왔다.

이번 증설사업은 애초 소각시설을 이전하기로 한 계획을 포기한 것이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시는 2015년 김맹곤 전 시장 시절 장유 주민들이 소각시설 이전을 요구하자 시설 부지 이전을 전제로 폐기물처리장, 음식물폐수처리장, 쓰레기 자원시설 등을 한데 모으는 ‘폐기물처리시설 집단화 사업계획’을 추진했다.

하지만 폐기물 집단화 사업에 2450억 원이 소요돼 재정 부담이 예상외로 크자 이전 계획을 포기하고 대신 기존 시설을 증설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게다가 기존 소각시설의 소각 과정에서 나오는 열을 지역난방공사에 판매해 수익을 올리고 있는데, 이전할 경우 손실이 20년간 760억 원이 발생하는 것도 감안됐다.

문제는 시가 고민 속에서도 기존 시설 확장을 결정하기까지 장유지역 주민들을 상대로 설명회나 공청회를 단 한 번도 하지 않아 반발을 불러오고 있다.

김해시의회 이영철 의원은 “당초 주민 반대 등에 부딪혀 시가 소각시설을 이전하기로 해놓고 최근 시의회에 슬그머니 소각장 이전이 아닌 기존 1기 보수와 1기 신설 계획을 알려왔다”며 “장유소각장 이전 발표를 믿고 운용을 5년 연장해준 지역민을 우롱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김해시 관계자는 “전임 시장 때 면밀한 검토 없이 소각장 이전 계획을 발표했다”며 “하지만 타당성 조사 결과 시의 부담이 너무 커고 현 소각시설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도 없는 것으로 확인돼 사업 백지화가 맞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박동필 기자 fe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