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심사 피하려 지하주차장 제외
- 공사기간 연장 막기 위한 꼼수

부산 사상구가 복합주민센터를 신축하면서 공사비를 고무줄처럼 늘렸다 줄여 비판을 받고 있다.

14일 사상구에 따르면 지난 7월 4일부터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의 모라1동 주민복합센터 공사가 시작됐다. 총사업비는 105억 원이다.

문제는 사상구가 사상구의회에 최종 보고한 설계안과 현재 공사 중인 설계안이 다른 점이다. 2014년 주민센터 건립 계획 심사 당시 복합센터는 지하 1층 지상 4층이었다. 사업비는 61억 원으로 추산됐다.

사상구는 지난해 건물을 4층에서 5층으로 높이고 지하에 공영주차장 32면을 설치하는 설계 변경안 재심사를 받았다. 총사업비는 89억 원으로 늘었다. 지난 2월 설계 최종 보고회에서는 사업비가 갑자기 133억 원으로 늘어났다. 그러자 사상구는 지난 5월 총사업비를 105억 원으로 줄이고 지하주차장 설치 계획을 폐지했다. 당시 사상구의회 보고는 생략했다.

사상구 측은 “지난해 본심사 때는 3.3㎡당 공사비를 531만 원(설계품샘단가)으로 잡았는데 올해 2월 구체적인 설계가 나오면서 3.3㎡당 공사비가 755만 원으로 늘어났다. 예산 절감을 위해 지하주차장을 폐지하고 사업비를 105억 원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모라1동 주민들은 가장 필요한 시설인 지하주차장이 빠졌다며 반발하고 있다. 그동안 복합센터에 공영주차장을 만들어 달라는 민원을 지속해서 제기했기 때문이다. 사상구는 대신 애초 12면을 만들려던 지상 주차장 부지에 주차선을 더 촘촘하게 그어 23면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사상구의회 조송은 의원은 “공영주차장을 빼버린 것은 사업비 증가로 투자 재심사를 받으면 공기가 길어져 내년 지방선거까지 완공할 수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선거 전에 구청장의 치적을 보여주려고 무리하게 설계를 변경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부산시의 예산 심사 결과인 89억 원에서 133억 원으로 사업비가 커지면 행정자치부의 심사를 받게 돼 내년 3월 완공이 불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사상구 관계자는 “추경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의회의 질의가 없어 보고하지 않았다”며 “주민 설명이 부족했던 점은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봉기 기자 superch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