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교통공사가 사장을 재공모한다. 1차 응모 결과 한 명만 원서를 넣었다. 부산교통공사 임원추천위 설치운영규정 상 2명 이상의 후보가 응모해야 공모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20일 재공고안을 보면 이날부터 다음 달 13일까지 응모자의 지원서류를 받는다. 임원추천위에서 서류심사를 한 후 면접을 거쳐 후보자를 추천하면 시장이 임명하게 된다.

현 박종흠 사장은 다음 달 5일이 임기 만료일이다.

	부산교통공사 사장 모집 재공고.

부산시와 교통공사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2차 공모에서 현 박 사장이 응모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1차 때 지원한 사람과 함께 2명 이상이 응모하게 돼 공모 요건을 갖춘다. 박 사장은 2년 연속 공기업 평가에서 나등급 이상을 받지 못해 연임 대상이 아니다. 공모에 다시 응모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연임에 나설 공산이 크다.

이 같은 배경에는 서병수 부산시장의 신임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서 시장은 박 사장이 2015년 다등급에서 지난해 나등급으로 한 단계 상승했고 각종 경영지표가 개선됐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공항을 밀양에 뺏기지 않은 것에 박 사장의 경험과 경륜이 작용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결국 ‘서심’이 박 사장에게 가 있으니 다른 후보자들이 감히 응모하지 못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내년 선거에서 서 시장의 재선이 불투명한 상황인 것도 응모자 수가 적은 배경으로 꼽힌다. 9개월짜리 사장은 매력이 없다는 것이다.

도시공사는 아예 사장 공모 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현 곽동원 사장 임기 역시 다음 달 5일이다. 공사는 곽 사장이 2년 연속 나등급 이상을 받아 연임 요건을 갖췄다고 보고 있다. 연임 분위기는 최근 공사 사정을 고려하면 이치에 맞지 않다.

곽 사장이 역점을 두고 추진한 동부산 피에르바캉스 센터팍스 리조트가 사실상 물건너간 상태에서 누구 하나 이에 책임지는 인물이 없다. 리조트 사업 유치에는 곽 사장이 직접 유럽 출장을 다녀왔고 서 시장도 동행한 만큼 두 사람은 사업 실패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일각에서는 곽 사장이 올해 말까지 사장직을 유지하고 부산시 고위 공무원이 이 자리를 차지한다는 말이 나돌고 있다. 연말은 이 공무원의 퇴직 시기와 맞닿아 있다. 만약 고위 공무원 출신이 도시공사 사장으로 오게 된다면 3년 만에 다시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다.

부산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는 “언제까지 부산시 산하 공기업 임원 자리가 퇴직 공무원의 자리 보전용이 될 것인가”라고 말했다.

한편 도시공사는 최근 감사와 기획경영본부장을 새 인물로 교체했다. 감사에 부산일보 기자 출신인 김종명 씨, 기획경영본부장에 부산 영도구 부구청장을 지낸 이순학 씨가 지난달 5일자로 임명됐다. 최현진 하송이 기자 nam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