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인호·이주영 의원 주도
- “국회 건의… 11월까지 보완”
- 백종헌 시의회 의장도 건의

부산 경남의 시민사회와 정치권이 ‘부마민주항쟁 관련자의 명예회복 및 보상에 관한 법률(부마항쟁법)’ 개정을 추진한다. 유신독재 종말의 기폭제가 된 부마민주항쟁의 진상조사 기간이 다음 달 6일 끝나는 데도 진실 규명과 피해자 심의가 부실(본지 지난 18일 자 1·4면 보도)해 조사 기간 연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는 부마항쟁법 개정을 위해 정치권과 본격적인 협의에 들어갔다고 20일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최인호(부산 사하갑) 부산시당 위원장은 “박근혜 정부 당시 설치된 국무총리실 산하 부마민주항쟁 진상규명 및 명예회복심의위원회(진상규명위)가 파행을 겪으며 활동을 거의 못했다. 시위 주도자들에게 진술조차 제대로 받지 않았다. 부마항쟁법을 개정해 진실규명위의 조사기간을 연장할 계획이다. 곧 국회 차원의 토론회를 거쳐 오는 11월 보완책을 내겠다”고 말했다.

부마항쟁 단체들은 진상 조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조사 대상자에 대한 동행명령 및 강제조사권도 개정안에 담아야 한다고 요구한다. 현재는 출석 요구나 진정서 제출 요구만 가능하다. 당시 진압에 나선 계엄군이나 검경이 조사를 거부할 경우 마땅한 대책이 없다.

자유한국당 이주영(경남 창원시 마산합포) 의원도 “여야와 정부가 모두 개정안을 내 함께 논의하는 장을 만들겠다. 진상조사 기간 연장은 물론 실효성 있는 진상 규명 대책이 포함되게 하겠다”고 밝혔다. 부산시의회 백종헌(한국당) 의장 역시 “진상규명위의 조사 기간 연장을 정부에 공식 건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은 또 부마항쟁보상법도 손봐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현재 생활보조금 기준은 30일 이상 구금됐거나 재직기간이 1년 이상인 해직자로 제한돼 있다. 항쟁 참가자 대다수가 보상을 받지 못하는 이유다. 1979년 10월 당시 부산과 마산에서 연행된 1600여 명 중 보상법의 까다로운 조항과 진상규명위의 소극적인 활동 탓에 보상금을 받은 사례는 지난 2월 기준 55건에 불과하다.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는 ‘30일 이상 구금 조항’을 폐지하고 재직기간도 ‘3개월 이상인 해직자’로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민주공원 김종세 관장은 “지역 국회의원들도 부마항쟁법 개정에 공감하는 만큼 곧 개정안이 발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우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