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연구소 5년간 모금액 조사

대학 기부금이 서울대에 집중되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최근 5년간 부산의 4개 국·공립대 기부금 총합(693억 원)이 서울대 1년 치 기부금과 비슷했다.

부산대 전경

대학교육연구소는 대학알리미 국·공립대 발전기금회계 결산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22일 공개했다.

최근 5년간(2012~2016년) 전국 국·공립대 40곳이 유치한 기부금 7600억 원 중 서울대 기부금은 3268억 원으로 43%에 달했다. 조사 대상 대학이 지난 5년간 모금한 기부금을 다 합쳐도 서울대 1년 치 모금액(600여억 원)을 넘는 곳이 없었다.

부산대는 446억 원을 모아 2위에 올랐으나, 서울대와의 격차는 컸다. 이어 ▷강원대 403억 원 ▷전남대 399억 원 ▷경북대 373억 원 ▷충남대 351억 원 ▷경상대 285억 원 ▷전북대 280억 원 ▷제주대 274억 원 순이었다.

기부금 상위 10개 대학은 모두 거점국립대가 차지했다. 상위 10개 대학의기부금 모금 비율은 전체의 82.3%에 달했다. 한국해양대(142억 원) 서울과학기술대(108억 원) 부경대(97억 원)도 100억 원대 기부금을 모았다.

규모가 작은 교육대학들은 하위권에 머물렀다. 부산교대(9억6000만 원)·진주교대(9억4000만 원)·전주교대(7억6000만 원)·대구교대(7억5000만 원)·청주교대(6억3000만 원)는 지난 5년간 기부금이 10억 원도 안 됐다. 경남과학기술대(9억8000만 원)도 상황은 비슷했다.

하위 21개교의 기부금 총액은 50억 원에도 못 미쳤다. 국·공립대 절반가량은 한 해 평균 기부금이 10억 원 미만이라는 뜻이다.

국·공립대의 연도별 기부금 총액은 2014년 정점을 찍은 이후 감소 추세다. 2012년 1361억2900만 원에서 2013년 1453억6600만 원, 2014년 2019억8200만 원, 2015년 1480억5500만 원, 2016년 1281억6400만 원을 기록했다.

개인, 기업, 단체 등이 대가 없이 대학에 기증하는 기부금은 등록금, 국고보조금, 법인전입금과 함께 대학의 주요 수입 재원이다.

지역 대학들은 기부금을 통해 등록금 동결과 정원 감축 등에 따른 재정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

대학교육연구소 측은 “지금과 같은 기부금 양극화는 국공립대 균형 발전뿐만 아니라 지역 간 균형 발전까지 저해한다”며 “범정부 차원 기부 문화 개선 노력과 함께 대학들도 재정 투명성을 높이고 지역과의 연계를 확대하는 등 기부금 모금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

◇ 전국 국공립대 2012~2016년 기부금 서울대 3268억 원 부산대 446억 원 강원대 403억 원 전남대 399억 원 경북대 373억 원 충남대 351억 원 경상대 285억 원 전북대 280억 원 제주대 274억 원 기부금 총액 7600억 원 자료 : 대학교육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