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서 토론회 열려다 연기
- 찬반 양측 ‘보이콧’ 경고에 파행

신고리5·6호기 공론화위원회가 찬반 양측의 ‘보이콧’ 으름장에 연일 파행을 겪고 있다. 25일에는 시민참여단에게 제공할 자료 검증을 맡은 공론화위 전문가 위원 중 한 명이 건설 찬성 입장을 표명한 부산대 A 교수로 드러나 공정성·중립성 훼손 논란이 제기됐다. A 교수는 이날 울산지역 토론회에서 건설 재개 측 몫으로 발제를 맡을 예정이었다.

건설 중단 측 대표인 ‘안전한 세상을 위한 신고리5·6호기 백지화 시민행동’은 25일 성명을 통해 “5·6호기 건설 강행을 주장하는 원자력계의 핵심 교수가 공론화위 전문가 위원으로 활동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심판이 경기에 뛰는 격”이라고 밝혔다. 앞서 반핵단체들은 자료집 구성이 편향돼 있다며 ‘공론화 보이콧’을 검토한 적이 있다.

A 교수는 ‘230인 원자력계 교수들 성명’과 ‘417인 원자력계 교수들 성명’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A 교수는 각종 TV 토론에서 5·6호기 건설 강행을 지지하는 논리를 펴왔다.

시민행동은 “A 교수는 검증과정에서 얻은 정보와 자료를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 활용하지 않는다는 서약서를 썼음에도 공론화 토론회의 발제자와 TV 토론회 출연자로 예정돼 있었다”며 “자료집·동영상이 공개되기도 전에 입수한 정보로 건설재개 측에 유리한 논리를 준비하지 않는다고 어떻게 보장하겠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론화위는 이날 울산지역 토론회를 개최하려다 발제를 맡은 A 교수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자 연기했다.

공론화위는 A 교수에 대해 “전문가위원 10명을 선정하면서 외부 추천을 받았으나 건설 재개나 중단 진영에서 활동을 해온 점까지 완벽하게 확인을 못 했다”고 해명했다.

A 교수는 “전문가 위원회에 참여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을 때 외부활동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 “찬반 양측의 자료집에서 사실관계만 확인하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성을 기여한다는 생각에 참여했을 뿐인데 억울하다”라고 말했다. A 교수는 이날 전문가위원회에서 해촉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새 정부의 에너지 정책을 홍보하기 위해 만든 ‘에너지전환정보센터’ 홈페이지(www.etrans.go.kr) 운영도 일시 중단했다. 5·6호기 건설 재개 진영에서 정부의 탈핵정책 홍보가 공론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반발했기 때문이다. 건설재개 측 대표인 한국원자력산업회의는 또 지난 24일 서울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건설중단 측 요구에 따라 한국수력원자력 전문가의 토론회 참여를 제한했다”며 공론화위 보이콧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