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의회 의원들이 공무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업무추진비로 식사를 제공했다면 공직선거법 위반 행위가 아니라는 취지의 법원 판단이 나와 논란이다. 업무추진비를 사용할 수 있는 의원과 그렇지 않은 의원 간의 형평성은 물론 업무추진비를 선거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부산고법 형사2부(호제훈 부장판사)는 27일 업무추진비로 공무원 등에게 음식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돼 1·2심에서 벌금 150만 원을 선고받은 부산 동구의회 오미라(65)·이상태(56)·이강석(60) 의원과 김종우(46) 전 의원의 파기환송심(환송 후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공소사실 일부를 무죄로 판단하고 각각 벌금 90만 원을 선고했다. 의원직 유지가 가능한 선고 형량이다.

검찰이 판결에 불복해 재상고할 경우 다시 대법원의 판단을 받게 된다.

피고인들은 2012년 7월부터 2014년 4월까지 지역구 간담회에 참석한 공무원 등에게 수십 차례에 걸쳐 의정 활동비로 197만∼467만 원 상당의 음식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다. 1·2심 재판부는 “이런 기부행위를 통해 선거에서 긍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나아가 역사적으로 생성된 사회질서의 범위 내에 있는 것도 아니다”고 당선무효형을 선고했다.

반면 대법원은 지난 4월 “공소사실 중 동구 공무원들에게 음식을 제공한 행위는 의정활동의 하나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 행위에 해당해 위법성이 조각된다”며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환송 후 항소심 재판부는 대법원 판결 취지에 따라 공소사실 일부를 무죄로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현역의원이 아니거나 의장단이 아니어서 업무추진비가 없는 현역의원과 비교할 때 피고인들은 공무원 대면 접촉과 대외적인 이미지 개선 또는 지지 유도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꼬집으면서 “죄책이 가볍지 않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송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