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포 협박만 한 30대도 실형
- 리벤지포르노 범죄처벌 강화

정부가 이른바 ‘리벤지(복수) 포르노’ 유포 행위를 강력 처벌하기로 한 가운데 옛 연인의 은밀한 동영상을 유포한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동영상을 유포하지 않고 협박만 한 혐의로 기소된 30대에게도 실형을 선고했다.

부산지법 형사10단독 장기석 판사는 연인이 헤어지려고 하자 나체 사진과 음란 동영상을 유포한 혐의(정보통신망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법상 음란물 유포·명예훼손 및 협박)로 기소된 A(32) 씨에게 징역 1년6월을 선고했다고 1일 밝혔다.

1심이 인정한 범죄사실을 보면 A 씨는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알게 된 30대 여성 B 씨와 문자메시지나 전화로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은밀한 동영상과 나체 사진을 받아 보관했다.

그러다 A 씨는 B 씨가 헤어지려고 연락을 피하자 SNS에 B 씨에게 받은 영상과 사진을 올려 누구나 내려받을 수 있도록 게시했다.

비록 SNS 계정은 폐쇄됐지만 여러 경로를 통해 영상과 사진이 퍼지면서 현재도 여전히 여러 사이트에서 확인된다고 1심은 판시했다. 장 판사는 “피해자의 친구들이나 직장 동료들이 영상·사진을 보게 돼 피해자의 인간관계가 파탄 지경에 이르렀다. 피해자는 자살 충동마저 느끼며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며 “비록 A 씨가 피해자에게 위자료 명목으로 1000만 원을 지급했다고 해도 실형 선고는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장 판사는 또 연인에게서 채무를 독촉받자 격분해 촬영해둔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하겠다면서 협박한 혐의(성폭력범죄 처벌 특례법상 카메라 이용 촬영 및 협박)로 기소된 C(34) 씨에게는 징역 6월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24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1심이 인정한 범죄사실을 보면 C 씨는 사귀던 20대 여성 D 씨의 의사와 상관없이 성관계 장면을 촬영해 몰래 갖고 있었다. 그러다 D 씨가 돈을 갚으라고 하자 C 씨는 피해자의 SNS로 문제의 동영상을 캡처한 사진을 보냈다. 또 동영상을 유포할 것처럼 협박하는 내용이 담긴 문자메시지를 전송한 혐의로 기소됐다.

장 판사는 “동영상 촬영과 유포 협박은 피해자에게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줘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정부는 국무회의를 열어 연인 간 복수를 목적으로 음란 영상 유포 때 처벌을 강화하는 ‘무관용’ 원칙을 천명했다. 일명 ‘리벤지 포르노’를 유포하면 현재는 징역 3∼5년 또는 벌금 500만∼1000만 원의 처벌을 받는데 앞으로는 벌금형을 없애고 징역형으로만 처벌하는 게 핵심이다.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