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소재 도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기장포럼’의 올해 행사가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최근 불거진 ‘한반도 위기설’로 해외 지자체들이 잇따라 불참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25일 기장군에 따르면 다음 달 13~15일 힐튼호텔에서 열릴 예정이던 제3회 기장포럼이 무기한 연기됐다. 기장포럼은 2년마다 세계 원전 소재 도시 기관장을 초청해 원전 방재 정보와 행정 노하우 등을 교환하는 자리다.

올해 참석 의사를 밝힌 해외 지자체는 캐나다 쇼진쇼어, 미국 웨인즈보로, 프랑스 플라망빌, 일본 히가시도리, 오마에자키 등이었다.

문제는 추석 연휴 직후 발생했다. 지난 10일 일본 지자체에서 기장군에 불참 이메일을 보내왔다. 캐나다와 프랑스 측도 ‘한반도 위기 때문에 참석이 힘들다’는 이메일을 잇달아 보냈다. 유일하게 미국 측은 참석 방침을 유지했으나, 행사 자체가 무산되면서 의미가 사라졌다. 기장군은 지난달 제6차 북한 핵실험과 뒤따른 미국과 북한의 갈등이 해외 지자체의 불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태로 기장군이 추진하던 국제기구(원전도시연합) 설립 일정도 불투명해졌다.

기장군은 한·중·일 원전 소재 도시를 중심으로 한 국제기구 설립을 목표로 이번 포럼에서 해외 지자체의 동의를 받을 계획이었다. 기장군은 내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그해 4월께 기장포럼을 재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선거법에 걸리지 않으려면 내년 6월 지방선거 60일 전에 행사를 진행해야 한다.

기장군 관계자는 “동계올림픽이 아무 문제 없이 마무리되면, 불참을 통보한 해외 지자체의 입장도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