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36년까지 482억 원 투입
- 공원·도로·주차장 등 확충

무분별한 공장 난립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경남 김해시가 ‘난개발 도시’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내년부터 본격적인 대책 마련에 나선다.

김해시는 내년부터 오는 2036년까지 모두 482억 원을 투입해 난개발 대책을 단계별로 수립해 추진한다고 15일 밝혔다.

1980년대부터 김해시는 산업단지가 아닌 개별 공장이 무분별하게 들어서면서 난개발 도시라는 오명을 받아왔다. 정부가 공장 설립을 장려한 데다 상대적으로 땅값이 싸다는 이유로 부산 사상공단 등에서 기업이 대거 유입됐기 때문이다.이후 읍·면·동 단위의 난개발 지역은 좁은 도로와 부족한 녹지 등으로 마을주민은 물론 출퇴근 공장 근로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시의 경쟁력을 갉아먹는 요인이기도 했다.

이에 따라 시의 이번 대책은 좁은 도로 확장 및 주차장 건설, 공원 녹지 조성 등 주민 생활불편 해소 대책과 관계법령을 강화해 가능한 한 개별 공장 설립을 차단하겠다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개별 공장 수요는 대단위 산업단지 조성으로 흡수하겠다는 것이다.

시는 오는 2036년까지 90개 기반시설(도로 14개, 주차장 38개, 공원 38개)을 확충키로 했다. 우선 내년에 40억 원을 들여 한림면 퇴래리, 진영읍 내룡리, 상동면 우계리 등 3개소의 도로 폭을 3~4ｍ에서 6~8ｍ로 확장키로 했다. 근로자 환경 개선을 위해 공원녹지 2개소, 공공주차장 2개소도 각각 확충한다.

개별적인 공장 건립을 차단하기 위해 관련 법령을 손질하는 작업도 빨라지고 있다. 시는 개별 공장 신청이 들어오면 진입도로와 옹벽, 조경 등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김해시개발행위허가 운영지침을 지난 6월 마련했다. 상대적으로 개발이 덜 된 지역 보호를 위해 기반시설부담구역 지정 제도도 추진한다. 부담구역으로 지정된 곳에 공장을 지을 경우 면적에 따라 막대한 개발부담금을 물리도록 했다. 이들 부담금은 주변 환경 개선에 투자하게 된다. 이와 함께 다음 달부터 계획관리, 자연녹지에 주택단지 외에 고물상과 축사가 들어서는 것을 제한하기 위해 시범적으로 성장관리방안지역 3곳을 지정 운영한다.

시는 앞서 지난 7월부터 전국 지자체 최초로 난개발정비 전담팀을 신설해 관련 대책을 마련해왔다. 김해시 김홍립 도시관리국장은 “이번 대책은 항구적으로 추가 개별 공장 건립을 차단하고 쾌적한 도시를 만들기 위한 시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고 밝혔다.

박동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