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지진으로 이른바 ‘필로티’ 공법으로 지어진 건축물의 위험성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필로티는 일반적으로 지상층에 면한 부분에 기둥과 내력벽 등 하중을 지지하는 구조체 외에 외벽이나 설비 등을 설치하지 않고 개방해 놓은 구조를 말한다. 사생활 보호와 층간소음 갈등이 사회적 문제가 되면서 각광받고 있다. 특히 2002년 주택의 주차 기준이 강화되면서 필로티가 대유행했다. 지하주차장을 만드는 것보다 필로티 구조가 비용이 덜 들기 때문이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현재 상가건물과 주거공간이 함께 있는 상당수 건물들은 이 같은 구조로 설계돼 있다.

도시형 생활주택 단지형 연립 원룸형 주택 등의 90% 가량이 지진 발생에 취약한 필로티 구조로 돼 있어 개선이 시급했다.

지난 15일 포항지역 한 필로티 건물이 지진으로 무너질 듯한 상황에 이른 모습을 담은 사진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기둥이 엿가락처럼 휘어 콘크리트 속 철근이 훤히 드러났다.

지난 2002년 주택의 주차 기준이 강화되면서 전국에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필로티 구조의 주택은 부산이 96%로 가장 많았고, 대구(95%)와 인천(93%)이 뒤를 이었다.

지진이 잦은 일본의 겨우는 어떠할까 최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일본 47년된 필로티 빌라의 비밀’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사진 속에 등장한 일본 필로티 건물의 경우 기둥을 대각선으로 했을 뿐만 아니라 벽면 전체가 지탱하는 구조라 보기에도 덜 위험해 보인다. 이 사진을 본 누리꾼들은 포항지진 보니 우리 나라도 이거 법으로 제도화 해야할 거 같다는 의견등을 내놨다.

안형준 건국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는 17일 YTN에 출연해 “필로티 건물은 헛점이 많다. 전문가의 한 사람으로 굉장히 불안했다”며 “현재 문제가 된 포항 빌라를 비롯 전국의 필로티 건물은 기존 기둥을 중심으로 기둥 보강이 최우선이며 개방감이나 주차를 위해 이 같은 디자인을 했다면 기둥과 기둥 사이를 브레이스(경사 기둥)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