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 대포차 거래 사이트를 운영하며 부당이득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인기 래퍼 도끼의 페라리 승용차도 이들 손에 넘겨져 대포차로 거래될 뻔했다.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1일 인터넷에서 대포차를 거래한 혐의(자동차관리법 위반)로 최모(37) 씨 등 9명을 구속하고 최 씨 등이 파는 차량이 대포차인 것을 알면서 구입한 김모(43) 씨 등 147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최 씨는 2015년 6월부터 지난 9월까지 국내 최대 규모의 대포차 거래사이트를 운영하면서 배너광고로 대포차 거래를 알선해 3억2900만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폭력조직에 몸담은 민모(34) 씨 등 8명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유령법인 명의로 고급 외제차량을 리스 계약하고 넘겨 받은 차량 벤츠 등 외제차를 대포차량 81대로 꾸며 54억 원 상당을 조직적으로 판매한 혐의를 받아 구속됐다.

나머지 147명 대다수는 이들이 판매하는 차량이 대포차인 것을 알면서도 시가보다 저렴하게 구입한 뒤 타고 다닌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중에는 최 씨의 인터넷 사이트에서 대포차를 구입한 뒤 자신이 운영하는 고급 외제차 수리센터에서 차량을 분해한 뒤 부속품으로 사용한 업자도 포함돼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정상 판매가 1억 원인 BMW 승용의 경우 자동차등록증 이 있는 대포차는 2000만~3000만 원에 팔리고, 서류가 없는 것은 1000만 원에 유통됐다. 경찰은 최 씨 일당이 대포차 가격을 높이기 위해 서류도 위조했다고 설명했다. 최 씨가 운영한 사이트는 국내 대포차 검색순위 1위로 회원수가 1만2000명이고 하루 접수자만 4000명에 달한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고급외제차를 5대 넘게 보유한 인기 래퍼 도끼의 3억8000만 원짜리 페라리 승용차가 이들 일당에 넘어가는 것을 수사해 차단했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도끼가 지인에게 빌려준 페라리가 구속된 일당 손으로 넘어가 헐값에 팔릴 뻔 했는데 GPS 추적으로 차량 위치를 확인하면서 차량을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해당 사이트를 폐쇄하고 대포차 100대(시가 75억 원 상당)를 압수했다.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