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고 무기징역까지 처벌 가능

전국 농아(청각·언어 장애인) 수백여 명으로부터 거액을 뜯어낸 농아 투자사기단인 ‘행복팀’에 대한 가중 처벌이 가능해졌다.

창원지법은 사기·범죄단체조직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농아 투자사기단 행복팀 총책 김모(44) 씨 등에 대한 검찰의 공소장 변경 허가신청을 받아들였다고 27일 밝혔다.

검찰은 이 범죄를 ‘상습사기’로 봐야 한다며 일반 형법상 사기죄 대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상 사기죄로 공소장을 변경했다. 단순 사기혐의로는 행복팀 간부들에게 중형을 선고하기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특경법상 사기죄는 상습사기나 1인당 피해 금액이 5억 원이 넘을 때 적용한다. 하지만 농아들이 본 피해는 전체 피해 금액은 큰 반면 1인당 피해 금액은 5억 원 미만인 탓에 검찰은 처음에 사기죄를 적용했다. 단순 사기죄는 최대 형량이 10년이다. 그러나 현행 형법에 ‘농아자의 행위는 형을 감경한다’는 규정이 있어 형량은 줄어들 수 있다. 이 때문에 검찰은 공소장 변경을 통해 최고 무기징역에 처할 수 있는 특경법상 사기 혐의를 적용한 것이다. 특경법상 사기죄로 공소장이 변경되면서 형사단독 판사가 하던 행복팀 재판은 법관 3인으로 구성된 형사합의부로 바뀐다.

한편 창원중부경찰서는 지난 2월 행복팀 총책 김 씨를 포함한 간부들이 자신들도 농아이면서 전국 농아 500여 명으로부터 280억 원에 이르는 투자금을 받아 챙긴 혐의로 간부 8명을 구속하고 조직원 28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김 씨 등은 2010년부터 7년간 투자사기 조직 ‘행복팀’을 운영하며 아파트 등에 투자하면 ‘3개월 내 투자금의 3∼5배를 돌려주겠다’, ‘집 고급 외제차 연금도 나온다’고 속여 투자금을 받아 빼돌린 것으로 밝혀졌다.

대부분 형편이 어렵고 금융지식도 부족했던 피해 농아들은 제2금융권에서 고율로 집·자동차 휴대전화 담보대출과 신용카드대출등으로 돈을 마련해 투자했지만 돌려받지 못했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6월에는 피해 농아 중 1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종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