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과 원칙따라 인사 진행” 부인
- 단체장 인사권 범위놓고 이목
13일 오규석 기장군수가 직권남용 혐의로 경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됐다. 오 군수는 공무원 승진 인사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 기초지방자치단체장의 실제 인사권 범위에 궁금증이 쏠리고 있다.
경찰은 오 군수에게 승진 인원수를 조정해 승진서열이 최하위였던 직원을 승진시킨 것이 사실인지 캐물었다. 애초 5급 승진대상자가 16명이었는데 17명으로 늘었고, 외부인사 위주로 꾸려진 승진인사위원회가 심사할 후보도 47명에서 49명으로 증가했다. 경찰은 승진서열이 꼴찌인 49순위 직원이 승진한 것에 오 군수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지자체장이 승진 인원을 조정할 권한이 있는 걸까. 지방공무원법 등 관계법과 부산시 인사담당자의 증언을 종합하면 통상 지자체의 5급 승진자 수는 ‘승진예정인원 산출식’을 거쳐 정해진다. 최근 퇴직자와 퇴직을 앞둔 인원 등을 고려해 승진 인원이 나온다. 만약 오 군수가 이를 어기고 자기 뜻대로 승진 인원을 늘렸다면 법 위반에 해당할 가능성이 크다.
전국공무원노조 부산본부 최현오 사무처장은 “승진 대상자를 1명 늘린 것은 특정인을 위해 자리를 만든 것으로 추측할 수밖에 없다. 오 군수가 공무원 승진 인사에 과도하게 개입했던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예외는 있다. 부산시 조유장 인사담당관은 “상반기에 승진 예정자가 결정됐는데, 하반기에 특별팀(TF) 등 직제 신설이 필요할 경우 승진 인원을 늘릴 수 있다. 또 승진인원 산출 평가가 잘못됐을 경우 수정하면서 인원 수가 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오 군수에게 승진심사위에 자신이 점 찍은 직원을 승진시킬 것을 압박했는지도 추궁했다. 통상 일 잘하고 자신이 원하는 직원을 승진시키는 것은 인사권자의 고유 권한으로 보지만 100% 맞는 것은 아니다. 부산시 관계자는 “다른 직원을 통해 위원회에 뜻을 전달하는 정도는 할 수 있지만 강하게 의견을 피력해 그가 원하는 인사가 이뤄졌다면 지자체장뿐 아니라 위원회도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부산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이날 오 군수를 불러 오전 9시30분부터 1시까지 3시간 넘게 조사하고 돌려보냈다. 오 군수는 경찰 조사 전 취재진과 만나 “1분 1초가 아까운 민선 군수를 왜 경찰이 무리하게 수사하는지 모르겠다. 인사 담당이 나를 찾아와서 일 잘하는 공무원을 추천해달라고 해서 의견을 말했을 뿐이고 해당 인사는 법과 원칙에 따라 이뤄졌다”고 말했다.
김화영 이준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