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원전3·4호기 ‘두께 불량’으로 논란이 일었던 격납건물 철판(라이너플레이트·CLP) 검증에 주민과 민간 전문가가 직접 나섰다.

고리원전 CLP 3자 검증위원회는 지난 15일 오후 고리원전에서 첫 회의를 했다고 17일 밝혔다. CLP는 격납건물 안의 원자로를 보호하고, 방사성 물질의 누출을 막는 탄소강으로 된 철판인데, 지난해 기준(6㎜)보다 얇은 지점이 수백 곳 발견되면서 안전성 논란이 있었다.

3자 검증위는 지난 3월 “한수원의 셀프 검증을 믿을 수 없다. 외부 전문가와 주민이 스스로 검증할 수 있게 해달라”는 기장군의 요구를 한수원이 받아들이면서 구성 논의를 시작됐다. 이들은 CLP 두께 불량이 발견된 고리원전3·4호기의 ▷원전 설계 및 운전 영향 ▷CLP 부식 현황 및 원인 ▷콘크리트 경년열화 영향 ▷검사·정비방법 적절성 등을 조사하고 검증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현장조사는 물론이고 한수원으로부터 자료를 요구하고, 이를 검증해 내년 2월 말께 최종 보고서를 채택한다.

총 9명인 3자 검증위는 주민대표 4명, 기장군의회 2명, 기장군 1명, 기술전문가 2명 등으로 구성됐다. 의사결정을 담당할 위원회 산하에 기술자문단과 검증지원단을 구성해 전문적인 조언과 행정적 지원도 뒷받침한다.

3자 검증위는 CLP 안전성을 한수원 스스로 검증하는 게 아니라 주민과 민간이 직접 검증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첫 회의에서는 위원장으로 선출된 박홍복 군의회 의원은 “3자 검증위는 그간 중앙집중적이고 폐쇄적인 원전 정책에 민간의 의견을 듣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수원 고리원전 전두수 대외협력처장도 “지역 주민이 직접 안전성을 확인하고, 서로 신뢰를 쌓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호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