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조 “임금인상안 낮았기 때문”
- 교섭 내년 2월로 넘길 가능성도
현대자동차의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이 노조원 찬반투표에서 부결됐다. 협상은 내년으로 이월이 불가피하게 됐다. 현대차 임단협이 연내 타결되지 않은 것은 노조 30년 역사상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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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노조원들이 22일 휴식시간을 이용해 구내식당에서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 찬반여부를 결정하는 투표를 하고 있다. 현대차노조 제공 |
현대차 노조는 전체 조합원 5만890명을 대상으로 임단협 잠정합의안 수용 여부를 묻는 찬반투표를 실시해 지난 23일 개표한 결과 투표자 4만5008명(투표율 88.44%) 가운데 반대 2만2611명(50.24%), 찬성 2만1707명(48.23%)으로 부결됐다고 24일 밝혔다.
올해 남은 일정을 감안할 때 26일부터 노사가 재협상에 나선다고 해도 연내 타결은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이로써 현대차 노사는 1987년 노조 출범이래 처음으로 임단협 연내 타결 실패라는 기록을 남기게 됐다.
부결 원인에 대해 노조 관계자는 “예년보다 낮은 수준의 임금 인상안 때문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노사의 잠정합의안 중 임금 부문은 ▷임금 5만8000원 인상 ▷성과금과 격려금 300% + 280만 원 지급 ▷중소기업 제품 구입 시 20만 포인트 지원 등이다.
지난해에는 임금 7만2000원 인상, 성과급 및 격려금 350% + 330만 원 지급, 전통시장 상품권 50만 원, 주식 10주 지급 등이다.
노조는 합의안이 부결되자 26일 쟁의대책위원회 회의를 열어 향후 일정을 논의하기로 했다. 노조는 현재 3가지 정도의 선택지를 놓고 향후 계획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주 곧바로 추가 협상을 하는 것과 파업을 지속하는 방안, 아예 평화 기간을 설정하고 내년 1월 대의원 선거 후 내년 2월 교섭을 재개하는 방안 등이다. 선택은 현장 여론과 회사의 태도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지역 노동계 관계자는 “만약 협상을 재개해도 사실상 연내 타결은 불가능하여서 동력을 상실한 상태고 파업을 지속하는 것도 무조건 투쟁만 한다는 대내외적 비판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내년 2월 교섭 재개 방안이 선택지로 유력하지만, 교섭이 늦춰지는 데 대한 조합원의 불만을 노조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올 임단협 과정에서 노조가 벌인 19차례의 파업으로 회사는 6만2600여 대, 1조3100여억 원의 생산 손실을 보았다.
방종근 기자 jgbang@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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