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무국장 특정인 거론은 인정

경남도와 도민 프로축구단 경남FC가 감사 등을 둘러싸고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다. 급기야 홍준표 전 도지사 시절 임명된 조기호 경남FC 대표이사가 사표를 냈다.

한경호 도지사 권한대행은 18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경남FC를 둘러싸고 제기된 여러 의혹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그는 경남FC의 당연직 구단주다.

■표적 감사냐? 컨설팅 감사냐?

이날 한 언론에서 조 대표를 겨냥한 도의 표적 감사설을 제기했다. 지난해 12월에 이어 최근 다시 감사에 들어간 것을 두고 한 말이다. 지난해 3월 취임한 조 대표는 창원 부시장을 지낸 공무원 출신으로 홍 전 도지사가 임명해 그동안 시민사회단체로부터 적폐 인사 논란이 제기됐다. 앞서 다른 언론은 조 대표가 500만 원이 없어 선수들의 전지훈련 격려 방문을 못 한다고 보도했다.

한 도지사 권한 대행은 “지난해 말 감사는 정부 방침에 의해 전 출자·출연기관을 대상으로 채용 비리를 조사한 것이고 최근 감사는 발전 방안 마련을 위한 컨설팅 감사”라고 말했다. 의혹을 반박하면서 경남FC에 대한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어려운 재정여건에서 혈세를 지난해보다 50억 원을 더 지원하는데 계속 돈이 부족하다는 기사가 나온다”며 “문제의 500만 원 관련 기사를 보고 충격을 받아 감사를 지시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경남FC와 관련한 부정적 보도가 나오는 것에 대해 대표가 그동안 해명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 대목에서 도의 한 간부는 “부정적 기사는 대표의 의도대로 나간 것으로 본다”며 정보 유출 진원지로 조 대표를 의심했다.

조 대표는 이날 오전 도청을 찾아 도지사 권한대행 면담을 신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이후 구단에 사표를 제출했다. 사표 수리 여부와 관련해 한 도지사 권한대행은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특정인 추천? 거론만 했다!

한 도지사 권한대행은 지난 11일 정책조정회의에서 경남FC 사무국장 선임을 주문했다. 이와 관련해 특정인을 추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는 “사무국장 선임 방침을 두고 도가 경남FC를 직접 통제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있으나 사실이 아니다”며 “1부 승격 이후 명문 구단으로 가기 위한 시스템을 정착시키기 위한 차원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사무국장은 특정인을 염두에 두지 않고 있으며, 공모에 의해 유능한 인재를 영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정 인물을 거론한 것은 인정했다. 그는 “경남FC의 감독을 지낸 능력 있는 분을 활용하면 좋겠다는 뜻을 조 대표에게 전달했다”며 “대표를 보좌하고 감독을 뒤에서 지원하는 역할을 생각했는데 와전됐다”며 “당사자에게는 언급하지 않은 사안이라 현재 이 건은 완전히 접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김희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