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中서 북서풍 타고 한반도로
- 국내 오염물질과 섞여 심화
- 강수량 적어 건조한 겨울철
- 바람에 모래 잘 날리는 조건
- 내주 초반까지 영향 미칠 듯

19일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부산 전 지역에 발령되고 미세먼지·초미세먼지 최대 농도는 각각 154, 112㎍/㎥를 보였다. 최근 미세먼지가 악화된 것은 크게 국내외 세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된 19일 오후 부산 동래구 수안초등학교 인근에서 아이들이 마스크를 쓰고 걸어 가고 있다. 김종진 기자

최근 부산지역 미세먼지 경보가 연달아 발령됐다. 지난 16일 서부권역(강서·북·사상·사하) 초미세먼지 주의보에 이어 19일 0시 서부권역(강서 북 사하 사상), 같은 날 새벽 2시와 3시 각각 동부 및 남부권역(기장 동 서 중 영도 남 수영 해운대)과 중부권역(부산진 연제 금정 동래)에도 발령됐다. 부산 전역에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된 것이다.

초미세먼지가 심해지는 근본 원인은 국외서 오염물질이 유입되는 탓이다. 중국에서 유입되는 스모그가 대표적이다. 일주일 전 동아시아 지역에 몰아친 강력한 한파로 겨울철 난방 수요가 증가했고 공장 가동도 줄지 않았다. 중국은 석탄 중앙난방이 흔해 오염물질이 많이 배출된다. 전문가들은 국내 미세먼지 오염원 중 중국 오염물질의 비중이 평균 30~40%를 차지하고 겨울철 심할 때에는 최대 60%까지 올라간다고 지적한다.

특히 지난 18일에는 미세먼지에 황사까지 섞이면서 국내는 대기 질이 최악의 상태를 보였다. 황사는 과거에는 주로 봄에 많이 발생했으나 최근에는 가을과 겨울에도 꾸준히 발생한다. 지구온난화로 내몽골 고원 등 발원지 인근은 기온이 높아져 겨울에도 땅이 얼지 않았다. 게다가 올해는 적은 강수량으로 인해 건조해지면서 모래가 바람에 더욱 잘 날리는 조건이 형성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내몽골 상공의 차가운 고기압이 갑자기 유입된 남쪽의 따뜻한 공기를 맞아 쪼개졌고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간 저기압이 상승기류를 일으키며 한반도 주변 상공으로 황사 입자를 밀어 올렸다”며 “황사 입자는 주로 7~10㎛(1㎛=100만 분의 1ｍ)로 크기가 비슷한 미세먼지 농도를 높여 공기 질이 더욱 나빠졌다”고 말했다.

국내 기상 현상도 원인 중 하나이다. 일반적으로 국외서 유입된 오염물질의 농도가 비슷하다고 해도 국내 기상 현상으로 대기가 정체되거나 비가 오지 않으면 들어온 오염물질이 계속 국내 상공에 머물러 악영향을 준다.

동쪽에 고기압이 형성되면서 북서풍이 기압 차이로 국내 상공을 선회하게 돼 대기의 흐름을 막으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증가하는 원리다. 더욱이 중국 스모그 외에도 국내 발생 오염물질까지 그대로 정체되면서 미세먼지 수준은 더욱 나빠진다. 실제 지난 15일 유입됐던 중국발 미세먼지는 대기 정체로 3일간 수도권에서 머물다 지난 18일 늦은 오후부터 기류를 타고 남부와 중부, 충청지역으로 이동했다. 신라대 전병일(환경공학과) 교수는 “최근 3, 4일간 추위가 이어지다 6, 7일 정도 따뜻한 기온이 나타나는 경향을 보인다”며 “따뜻한 기온을 보이는 기간에 주로 대기가 정체되면서 공기 확산이 되지 않고 비도 오지 않으면서 국외 유입 및 국내 발생 오염물질이 그대로 갇혀 미세먼지 농도가 짙어진다”고 말했다.

한편 20일 오후부터 또다시 중국발 미세먼지가 유입돼 다음 주 초반까지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전일 밤부터 정체된 대기로 국내 오염물질이 축적된 상태에서 20일 낮부터 국외 미세먼지가 더해져 ‘나쁨’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민희 기자 c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