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사 처벌도 더뎌 학부모 ‘분통’

지난해 원아 폭행과 100억 원대 비자금 조성으로 공분을 불러일으켰던 사립유치원(국제신문 지난해 3월 16일 자 1면 등 보도)이 사건이 발생한 지 1년가량이 지난 지금까지도 부당이득을 학부모들에게 돌려주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폭행 사건으로 인한 재판도 더디게 진행되는 데다 유치원 폐원도 결정되지 않아 피해 학부모는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24일 부산시교육청과 북부교육지원청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해 5월 원아 폭행으로 물의를 일으킨 사상구 A 유치원을 비롯한 6개 사립유치원을 운영하는 B 원장 측은 시교육청을 상대로 행정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교육청은 지난해 3월 특정 감사 결과 B 원장 측에 학부모로부터 부당 징수한 특성화 프로그램비 31억여 원과 교사에게서 편취한 인건비 2500만 원 등을 환불 조처하라는 행정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B 원장 측은 이에 불복해 지난해 5월 소송을 제기했으며,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소송으로 행정처분의 효력도 정지돼 환불 역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교육청은 사기 혐의로 B 원장을 검찰에 고발한 사건이 별도로 진행 중인 만큼 이 건이 마무리돼야 소송 역시 속도를 낼 것으로 본다.

원아 폭행에 따른 소송도 더디다. 당시 고소된 담임 7명과 원장, 외부강사, 보조교사 중 형이 확정된 사람은 2명에 불과하다. 이 중 1명은 벌금형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으며, 3명은 기소유예, 4명은 지난 23일에서야 마지막 변론을 마무리했다.

A 유치원은 지난해 8월부터 등록 원아가 없어 휴원한 상태다. 오는 3월부터는 1년간 운영이 정지될 예정이다.

피해 부모는 이에 반발한다. 피해 부모인 박모 씨는 “이제 잊고 살아야 하는데 사건이 마무리되지 않으니 사건을 계속 떠올릴 수밖에 없다. 재판에 불복해 항소, 상고하는 모습을 보니 유치원 측은 죄의식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