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벽부터 시청에 1200명 몰려
- 번호표 발급에 대기자 고성 오가

- 서울은 3만 대 지원 격차 지적도

미세먼지의 저감대책 중 하나인 경유차 조기 폐차 보조금을 신청하기 위해 1200여 명에 이르는 시민이 부산시청사에 한꺼번에 몰려 혼란이 빚어졌다.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절차 개선 및 추가 예산확보가 요구된다.

	1일 부산시 연제구 시청사 3층 민원실 앞 로비가 노후 경유차 조기 폐차 보조금을 신청하려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부산시는 1일 노후경유차 조기폐차 보조금 신청 접수를 마감했다고 밝혔다. 지원 대상은 2005년 12월 31일 이전에 제작된 경유차로 부산에 2년 이상 연속해 등록됐으며 보조금 신청일 전 6개월 이상 소유해야 하는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시는 보조금 지원을 위해 1000대분, 총 30억 원(국·시비 50%씩)을 마련했다. 한정 중량 및 배기량에 따라 165만~770만 원을 지원한다.

이날 보조금 신청을 위해 시민 1200여 명이 시청사에 한꺼번에 몰리면서 북새통을 이뤘다. 그러나 올해 신청 절차가 소폭 변경된 데다 선착순으로 접수하면서 혼란이 발생했다. 특히 1200여 명에 달하는 인원이 새벽부터 청사 내로 몰려들면서 안전문제마저 우려돼 청사관리팀까지 동원됐다. 청사관리팀이 질서 유지 및 인원 분산을 위해 번호표를 발급했으나 이를 두고 대기자 간 실랑이가 벌어져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김성현(62·동래구 명장동) 씨는 “번호표를 못 받은 사람은 신청이 안 된다는 말도 있고 내일 와도 된다는 말도 있는데 안내해주는 사람은 부족하고 어떻게 해야 되는지 모르겠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지난해에는 성능검사를 받은 차량에 한해 시청에서 신청받았다. 그러나 부산 내 성능상태 점검기록부 발급업체 6곳에 많은 차량이 몰리고 지원조건에서 탈락한 차량주들이 성능검사비(5만 원)를 돌려달라는 등의 민원이 폭주하면서 올해 신청서를 먼저 접수해 지급 대상 여부를 확인한 뒤 성능검사를 하도록 했다. 시 기후대기과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하루 최대 400명, 3일에 걸쳐 총 1000명이 신청한 것을 감안해 인력을 배치했는데 올해 이렇게 인파가 몰릴지 몰랐다”며 “다음에는 기간을 정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접수를 동시에 해서 혼란을 줄이겠다”고 말했다.

보조금 지원 대상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부산에는 노후경유차 조기폐차 대상이 15만 대로 추산된다. 그러나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보조금을 받아 폐차한 대수는 2000대에 불과하다.

올해도 시는 경유차 조기폐차 보조금으로 2500대분(40억 원)을 받아왔으나 대응투자(매칭)를 하지 못해 1000대만 지원했다. 서울시는 올해 3만2140대에 보조금을 지원한다.

조민희 기자 c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