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11일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참사 7주기를 맞아 정치권과 시민사회, 예술계가 원전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11일 탈핵에너지전환 국회의원 모임(이하 탈핵국회의원모임)은 에너지 전환과 기존 원전의 안전성 강화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탈핵국회의원모임은 정부가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 등 로드맵을 수립했지만 국내 탈핵과 에너지 전환을 위한 현실적 여건은 아직 초보적인 단계라고 규정했다. 이들은 가동되고 있는 원전 안전성이 강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 계획대로 흘러가더라도 국내에서 원전은 60년 넘게 가동될 예정이다. 하지만 최근 경주와 포항 등 원전 밀집 지역에서 지진이 이어져 국민의 불안감이 더욱 커진 만큼 원전 운영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고, 국민도 원전 운영에 직접 참여해 감시할 수 있는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어 특정 지역의 희생을 강요하는 원전 등 대규모 발전시설 대신 주민이 에너지 문제에 결정권을 갖는 ‘에너지 분권’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환경운동연합 또한 성명을 내고 후쿠시마 참사의 위험성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으며, 정부가 탈핵 정책의 기틀을 마련했지만 그 시점을 앞당기기 위한 사회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예술계는 기획 전시를 마련해 원전이 지닌 위험성을 경고했다. 민주공원 기획전시실에에서는 다음 달 8일까지 ‘핵몽核夢 2’ 전시가 열린다. 후쿠시마 태생이며 사고 발생 이후 활동으로 ‘후쿠시마 작가’라는 별칭을 얻은 아키라 츠보이 등 한국과 일본의 예술가들이 참여해 60여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10일 탈핵부산시민연대가 서면 일대에서 진행한 ‘후쿠시마 핵사고 7주기 부산시민행동’ 또한 시민의 관심을 얻었다. 사회적 문제를 제기하는 집회·행사에 대한 시민 관심은 통상 낮지만, 이들이 제작한 대형 현수막이 눈길을 끌었다. 행사에 참여한 녹색당 강언주 차장은 “부산 200여 개 읍·면·동의 이름을 일일이 나열하고, 동네와 고리 원전 사이의 거리가 얼마인지를 ㎢ 단위로 명기했다”며 “퍼레이드가 시작되자 이 현수막을 본 시민들이 ‘정말 내가 사는 동네와 원전이 이것밖에 떨어지지 않았느냐. 사고라도 나면 위험한 것 아니냐’며 관심을 보여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들은 퍼레이드를 마친 뒤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과정에서 지역 주민의 목소리가 배제된 것은 모순”이라며 “이는 사회적 합의가 아니라 지역, 소수가 희생된 결과”라고 주장하는 탈핵 성명서를 낭독했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