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하동군이 벚꽃길로 유명한 악양면 평사리공원 앞 도로변의 아름드리 벚나무 수십 그루를 잘라 주민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19번 국도변의 수십 년생 벚나무가 벌목돼 밑동만 남아 있다.

국토부는 2016년부터 하동읍에서 화개면 소재지를 잇는 국도 19호선의 확·포장 공사를 시작해 오는 2020년 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공사는 최근 최근 평사리공원 입구와 최참판댁이 있는 평사리 삼거리 주변의 수십 년생 벚나무 40여 그루를 하동군의 승인하에 잘랐다. 공사 구간에는 총 1132그루의 벚나무가 있다. 이 중 778그루는 공사에 지장이 없어 그대로 두지만 69그루는 옮겨 심고 285그루는 제거하도록 설계돼 있다. 이 때문에 앞으로도 245그루의 벚나무가 잘려나가야 한다.

이에 주민들은 반발하고 있다. 한 주민은 “수십 년생 벚나무를 옮겨 심을 생각은 하지 않고 공사 편의를 위해 우선 자르고 보는 심산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반드시 베어야 한다면 100만 명이 찾아오는 벚꽃축제가 끝난 뒤 실행하면 될 것을 행사 전에 한 것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시공사 측은 “설계에 따라 공정에 맞게 공사를 하고 있다. 한두 달 더 늦추면 6월 우기와 겹쳐 공사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그나마 평사리 구간 이외의 20여 그루는 제거를 보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하동군 관계자는 “수령이 오래된 벚나무는 이식해도 생존할 가능성이 낮고 이식 비용은 엄청나다. 아깝지만 베지 않을 수 없었다”며 “성장이 왕성한 10여 년생을 심어 벚꽃길의 명성을 회복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하동 화개장터 벚꽃축제 추진위원회는 다음 달 7, 8일 이틀 동안 영호남 화합의 상징인 화개장터에서 ‘화개장터 벚꽃축제’를 개최한다.

이완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