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과목 9등급제 변별력 우려에
- ‘수능 100%전형’ 원점수 활용
- 상대평가 과목 사교육 촉발 방지
- 2학기 수업 파행 대안 의지 담겨
- 지방대·전문대 도미노 미달 과제

- 최저학력기준·EBS 연계 등
- 축소·폐지 검토도 주요 쟁점

교육부가 11일 공개한 ‘대학입시제도 국가교육회의 이송안’은 오는 8월 확정되는 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을 미리 엿볼 수 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지금까지 수학능력시험(수능)의 절대평가 전환, 수시와 정시모집 통합 등이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은 있었지만 정부가 처음으로 개편안 중 논란 부분을 정리해 공론화했기 때문이다.

11일 오후 부산 연제구 이사벨중학교에서 이날 공개된 ‘2022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국가교육회의 이송안’ 첫 적용을 받는 중3학생들이 수업을 받고 있다. 서정빈 기자 photobin@kookje.co.kr

■수능절대 평가 재논의 주목

2022학년도 대입개편안에서 주목 거리 중 하나는 수능을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방안이다. 교육부는 수능 평가방법으로 전 과목 9등급제 절대평가로의 전환, 현행 상대평가(영어 등 일부 절대평가) 유지, 수능 원점수제 도입 등 세 가지 안을 내놓았다.

현행 수능은 국어 수학 영어 한국사 탐구(최대 2과목), 제2외국어·한문 등 7개 영역으로 구분된다. 이 중 영어와 한국사는 이미 절대평가로 전환돼 일정 점수 이상이면 같은 등급이 매겨지고, 나머지는 상대평가다.

1안인 ‘전 과목 절대평가 전환’은 모든 영역에서 원점수에 따라 9등급으로 구분해 제시하는 방식이다. 이는 학생들이 상대평가 과목에만 공부를 집중해 사교육을 촉발시킨다는 지적에 대한 대안이다. 단, 수능 성적으로만 선발하는 수능 100% 전형에서는 변별력을 확보해 동점자를 처리하고자 원점수를 활용하는 방안도 덧붙였다. 지난해 정부가 2021학년도 수능에서 전 과목 절대평가 전환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변별력이 약하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어 이에 대한 대책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전 과목을 절대평가로 전환하면 수능 비중이 줄어 수능을 바탕으로 하는 정시모집 비율도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안은 현상 유지다. 다만, 특정 언어로의 쏠림이 심한 제2외국어와 한문은 절대평가로 전환하고 올해 고1부터 모든 학생이 배우는 통합사회·통합과학이 수능에 포함될 경우 절대평가로 치르는 방안이 제시됐다.

이와 함께 교육부는 3안으로 ‘수능 원점수제’를 내놨다. 난이도 차이와 선택과목 간의 유불리를 반영한 표준점수, 백분위 등을 없애고 자신이 받은 점수를 그대로 입시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점수 예측 가능성이 높은 것이 장점이다. 그러나 이 경우 탐구영역에서의 선택과목별 유불리 현상을 해결하기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또 2000년대 초반까지 실시했던 수능 총점제로 다시 돌아가는 셈이어서 시행 가능성은 가장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수시·정시 통합될까

현행 대입전형은 모집시기에 따라서 수시모집과 정시모집으로 구분된다. 통상 9월에 시작하는 수시모집은 학생부종합, 학생부교과, 논술, 실기 전형으로 나누어지고, 수능 이후 시작되는 정시모집엔 수능 위주와 실기 위주 전형이 있다.

수시모집은 다양한 전형으로 학생을 선발하고자 1997년 처음 도입됐다. 도입될 당시 비중은 1.4%에 불과했으나 2017학년도에는 70%에 육박해 정시를 일찌감치 뛰어넘었다. 그러나 수험생들이 수능 점수를 모르는 채 지원해야 하고, 정시·수시를 함께 준비해야 해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또 2학기부터 전형이 시작되면서 학교 수업 파행의 주범으로 꼽히기도 했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이번 개편안에서 ‘선발시기’ 분야 1안으로 수시·정시 통합을 제시했다. 이 경우 전형 기간이 짧아져 3학년 2학기 수업 파행을 막을 수 있고, 수험생은 수능 점수를 알고 지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선발 기간이 짧아지면 일부 전형의 경우 평가가 부실해질 수 있으며, 대학의 전형기간이 겹쳐 지방대나 전문대는 2월 말까지 학생을 충원하기 힘들 수도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수능 과목은 어떻게 달라지나

교육부는 3가지 주요 안건 외에도 수능 과목구조, 학생부 공정성 제고, 수능 최저학력기준, EBS 연계율에 대해서도 국가교육회의에서 결정 또는 의견을 제시해줄 것을 요청했다. 수능 과목구조 변경안을 보면 1안은 통합과학·통합사회를 신설하고 탐구영역에선 1개 과목만 택하는 내용이다. 2안은 가·나형으로 구분된 수학영역을 통합하고 탐구영역을 사회와 과학에서 각각 1개를 택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며, 2안은 현행 수능과목을 유지하는 것이다.

수시 수능 최저학력기준의 경우 학생 부담 완화를 위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축소·완화·폐지를 유도하는 안과 학생간 변별을 위해 대학 자율로 설정하는 안을 제시했다. EBS연계율은 현행 70%에서 50%로 낮추는 안이 포함됐다.

이와 함께 교육부는 장기적으로 논·서술형 수능 도입, 고교학점제와 연계한 내신 성취평가제 확대도 검토해 나가기로 했다.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

◇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선안 5개 모형 ※자료 : 교육부   수시·정시 통합 수시·정시 분리 수능 절대 평가 모형 1 ▶수시·정시 통합→전형 절차 단순화 :수능 성적을 평가요소로 반영→ 입시 공정성 강화 ▶모든 학생의 수능 응시로 인한 고교 수업 파행을 완화하기 위해 수능 9등급 절대평가 전환 :수능 100% 전형 시 동점자 변별을 위해 예외적으로 원점수 제공 모형 2 ▶수시는 학생부 중심, 정시는 수능 중심으로 분리→ 전형 준비 단순화 ▶수능점수 경쟁 완화를 위해  수능 절대평가 전환 수능 상대 평가 모형 3 ▶수시·정시 통합→ 전형 절차 단순화 :수능 성적을 평가요소로 반영→  입시 공정성 강화 ▶수능 상대평가 현행 유지→ 평가 공정성 담보 모형 4 ▶수시는 학생부 중심, 정시는 수능 중심으로 분리→ 전형 준비 단순화 ▶수능 상대평가 현행 유지 및 정시 비율 확대 유도→ 공정성 강화 수능  원점수 모형 5 ▶수시·정시 통합→ 전형 절차 단순화 :수능 성적을 평가요소로 반영→공정성 강화 ▶수능 원점수 제공→ 평가 공정성 대폭 강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