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드루킹 사건’으로 포털 여론 조작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네이버가 댓글 작성 관련 1차 개편안을 서둘러 내놓는다.

네이버는 1인당 작성 가능한 댓글 수를 줄이는 내용의 개편안을 25일 우선 발표한다고 24일 밝혔다. 지금은 24시간 기준으로 1인당 20개까지 뉴스 댓글을 달 수 있다. 이 한도를 줄이면 ‘헤비 댓글러(댓글 과다 작성자)’ 등에 의한 여론 조작 가능성이 최소화될 수 있다는 게 네이버의 설명이다. 구체적인 변경 숫자는 25일 확정 발표된다.

네이버는 또 ‘매크로(자동 댓글 작성 프로그램)’ 사용을 막기 위해 연속 댓글 작성시간을 제한하기로 했다. 기사 한 개에 작성 가능한 댓글 수를 제한하는 방안도 이번 개편안에 포함된다. 특히 정치권 등에서 요구해 온 댓글의 ‘최신순 정렬’ 방안도 들어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 관계자는 “(24일 오후 현재) 개편안에 담길 내용을 최종적으로 조율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애초 네이버는 댓글 관련 개편안을 오는 8월 종합적으로 발표할 예정이었다. 지난달에는 ‘댓글 정책 이용자 패널’까지 발족했다. 하지만 댓글 조작 논란이 갈수록 확산되자 매크로 등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부문부터 우선 개편에 나선 것이다. 이는 ‘드루킹 사건’으로 촉발된 댓글 시스템 무용론과 자사를 향한 정치권의 압박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24일만 해도 자유한국당은 네이버 메인서버에 대한 압수수색 필요성을 제기했고,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 등은 경기도 성남에 있는 네이버 본사를 방문해 “불법여론 조작을 근절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다만 네이버는 일부 시민단체가 주장하는 ‘댓글 폐지’나 정치권 등에서 촉구하는 ‘아웃링크 방식(언론사 홈페이지로 직접 연결) 전환’은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