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국제학교 설립을 놓고 경남도와 교육청이 뚜렷한 의견 차이를 보여 진통을 겪고 있다. 여기에 경남교육연대가 설립 저지에 나서겠다고 밝혀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전교조 경남지부 등 17개 단체가 포함된 경남교육연대는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창원국제학교는 다양화의 허울을 쓴, 연 1억 원의 교육비를 감당할 수 있는 특권층을 위한 귀족학교”라고 비판했다. 이어 “교육적 목적보다 스포츠 파크, 리조트 등의 복합관광단지 조성계획의 일부로 진행된다”고 강조했다.

경남교육연대는 “이 학교가 공교육 붕괴는 물론 교육주권까지 약화할 수 있어 설립을 막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창원국제학교는 글로벌 인재 육성과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의 내·외국인 정주 환경 개선으로 외국인 투자 유치 활성화를 위해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 경남도, 창원시가 2011년부터 추진했다. 지난해 12월 도와 창원시, 로열러셀스쿨코리아 등이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설립이 본격화됐다.

이 학교를 둘러싼 입장 차는 지난 11일 도의회 임시회에서 불거졌다. 정판용(창원12) 도의원이 조속한 설립을 촉구하자 천성봉 도 미래산업국장은 “원활하게 추진되도록 행·재정적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반면 박종훈 도교육감은 “이 학교 설립으로 경남 전체 학교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사회적 합의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부정적 의견을 피력했다. 이어 지난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회적 공감대 형성, 교육적 성찰과 우려에 대한 해소책 마련 후에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제학교 설립·폐쇄 승인, 지도 감독권은 교육부에 있고 도교육청은 지도·감독권을 위임받을 수 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지난 24일 도, 도교육청, 창원시, 자유구역청, 로열러셀스쿨코리아 관계자 등이 모였지만 입장 차만 확인했다. 결국 도지사 권한대행과 교육감, 창원시장 등이 협의해 원활한 설립을 추진하자는 원론적인 결론만 내리고 헤어졌다. 김희국 기자 kuki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