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행법상 국가보조금 못 받아
- 민간단체 부담 사실상 불가능
- 김해영 의원 “정부 부처에 건의”
- 애국도시위한 광장조성 의견도

박재혁 의사의 생가를 복원하기 위해 정부부처를 비롯한 각 관계기관이 한 자리에 모여 머리를 맞댔다. 전문가들은 생가 복원 등의 현충사업을 가로막는 현행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해영(부산 연제구) 국회의원실은 2일 오후 2시 부산시청 회의실에서 ‘박재혁 의사 생가 복원을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김해영 의원을 비롯해 박재혁의사기념사업회 서봉수 회장, 동구문화원 류종현 전문위원, 김한근 부경근대사료연구소장, 부산보훈청 강정환 선양홍보팀장, 부산시 추창식 복지서비스팀장, 동구 김세환 창조도시추진단장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현충시설 건립에 관한 사안이 지방이양사무로 돼 있는 점을 한목소리로 질타했다. 현충시설 사업은 2004년 지방이양사무로 결정되면서 국고보조금 지원대상에서 제외됐다. 현충시설 건립을 위해선 민간이 사업주체가 될 경우에만 총사업비의 30% 이내에서 민간경상보조금 지원이 가능하다.

김한근 소장은 “현재 법상으로는 어떠한 현충시설도 설립할 수 없다. 보훈청은 예산을 지원할 명분이 없고 민간은 예산과 세력 등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봉수 회장도 “생가 복원에 드는 30억 원의 비용 중 70%를 민간단체가 부담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간단한 추모제조차 수백만 원의 예산이 없어 힘든 상황”이라며 “민간의 한계가 분명한 만큼 관련 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강정환 팀장은 “법상으로는 박재혁 의사 생가 복원을 위한 사업에 정부가 지원할 수가 없다”며 “현재 정부에서 심의 중인 ‘현충시설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법률’도 마찬가지로 민간이 주체가 될 시 지원할 수 있도록 해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김 의원은 “지방분권 강화 차원에서 현충사업을 지방사무로 이양한 것이 오히려 현충시설에 대한 지원을 가로막는 근거가 되고 있다”며 “내년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맞아 현충사업을 과연 지방사무로 하는 것이 맞는지 검토해서 정부 부처에 건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개성고 총동창회 김수철 사무총장은 “박재혁 의사 재조명 분위기 조성을 위해 동창회 차원에서 현재 평전 제작을 진행하고 있다”며 “생가 복원에 민간단체가 주축이 돼야 한다면 동창회가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재혁 의사 생가와 더불어 박재혁 의사 광장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김 소장은 “애국지사가 많이 배출된 동구에 박재혁 광장을 만들어 다른 애국지사들도 함께 기린다면 부산이 애국도시로서 상징적인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준영 기자